“강제수용 결사 반대”…극심한 3기 신도시 주민 반발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14일 17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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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예정된 인천 계양 주민설명회 무산돼
주민 100여명 입구 봉쇄하고 몸싸움 벌여
"세금 혜택 없이 싼값에 수용될까 걱정돼"
국토부 "면담 진행하며 적극적 소통할 예정"
검단 주민도 참여해…"2기 신도시 고사 우려"

“50년간 생존권 위협받는 ‘3기 신도시’ 즉각 철회하라! 정부는 불법적인 테크노밸리 개발을 즉각 중단하라! 테크노밸리 국민들은 이 땅에서 살고 싶다!”

14일 오후 2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계양구청 대강당에서 ‘공공주택지구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설명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주민 100여명이 플랜카드를 들고 입구를 봉쇄해 결국 진행하지 못했다.

지난달 25일 과천 주민설명회가 무산된데 이어 주민들의 요청에 따라 당초 일정보다 2주 미뤄진 인천 계양 주민설명회도 반대에 부딪힌 것이다.

이날 설명회 자리에는 인천 계양주민뿐아니라 하남 교산, 남양주 왕숙 등 3기 신도시 주민들로 구성된 ‘전면 백지화 연합대책위원회(연합대책위)’도 참석해 목소리를 높여 신도시 개발사업의 난항을 예고하기도 했다.

연합대책위는 설명회 시작 40여분전부터 ‘강제수용 결사반대’라고 적힌 플랜카드를 들고 대강당 입구에 앉아 국토교통부, LH 관계자는 물론 일반 주민들의 입장도 막았다.

입장을 제지하는 과정에서 고성이 오가고 일부 주민들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주민들은 정부가 협의체를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려는 자세없이 일방적으로 신도시 계획을 발표하고 싼값에 토지를 수용하려고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계양 테크노밸리 공공택지지구 90% 이상이 환경 1·2등급인 그린벨트라 법적으로 개발이 불가능한 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무시하면서까지 급하게 개발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는 주장이다.

설명회를 듣기 위해 참석한 인천 계양구 주민 허모(56)씨는 “우리가 지금 땅을 팔고 싶어서 파는 게 아니고 대대로 유지하고 싶은데 강제로 뺏어서 싸게 공급한다고 하니까 분통이 터진다”며 “주변 땅값이 다 오른 상태라서 싼값에 보상해버리면 그 돈 가져다가 다른 곳에 땅을 사지도 못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계양구 주민 김모(57)씨는 “몇 달 전쯤에 택지지구로 지정된 곳의 땅을 샀는데 너무 싼 가격에 수용이 될까봐 마음 같아서는 반대하고 싶은 심정”이라며 “국가에서 하는 거니까 결국 추진될 것 같은데 기왕이면 적절한 가격에 보상을 해주고 세금이 지금 너무 많기 때문에 세금 혜택을 줬으면 좋겠어서 설명회에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LH와 국토부 관계자는 설명회를 통해 대책위의 입장을 듣고, 또 정부의 입장을 주민들에게 설명하는 과정이 필요하며 설득에 나섰지만 결국 오후 2시5분께 설명회는 파행됐다.

당현증 인천계양 대책위원장은 “주민 반발이 심하기 때문에 이번 설명회는 무산시키는 것으로 하고 이번주 3기 신도시에서 진행되는 주민설명회가 모두 끝나면 국토부와 한 차례 면담을 가지고 향후 일정을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김규철 국토부 공공주택추진단장은 “연합대책위와 면담을 진행하면서 신뢰관계가 생기고 있다”며 “대책위라는 소통채널이 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만나서 의견 주고받고 소통하면서 풀어나겠다”고 설명했다.

김 단장은 주민설명회 생략공고를 낼 것인지에 대해서는 상황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설명회 자리에는 검단신도시 입주자 총연합회 관계자도 참석했다.

이태준 공동대표는 “2기 신도시를 아직 마무리하지도 않았으면서 3기 신도시를 바로 옆에 만들어서 2기 신도시를 고사시키려고 한다”며 “정책에 일관성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은 반드시 처리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단신도시 입주민들은 이달 25일 검단신도시에서 인천 계양 3기 신도시 지정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인천=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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