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국회의사당 맞은편서 진행
"개도국 지위 포기, 정부 일방적 선언"
"농촌 무너지면 피해 5000만 국민에"
주최측 추산 1만5천명…"文찍은것 회의"
전국에서 모인 농민들이 국회 앞에 집결해 정부의 세계무역기구(WTO)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를 규탄했다.
28개 농민단체로 구성된 한국농축산연합회(연합회)는 13일 오후 2시께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전국농민총궐기 대회를 개최했다.
연합회는 이날 “지난달 25일 우리나라의 경제 위상 및 대내외 여건을 고려해 WTO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한다는 정부의 일방적 선언은 우리 농민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며 “농산물 가격 하락·농가경영비 상승·무분별한 수입 농산물 증가에 더해 정부의 정책 부재와 무관심이 작고 힘 없는 촛불을 꺼뜨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수출산업 육성이라는 미명 아래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수많은 수입 농산물이 관세의 벽을 허물고 들어오면서도, 우리 농민에게는 어떤 보상도 없이 ‘국익을 위해 희생을 감내해 달라’는 한마디가 전부”라며 “농촌이 무너지면 우리나라가 무너지고, 이는 5000만 국민의 피해로 돌아올 것임을 국민들께 이야기하자”고 전했다.
이날 주최 측 추산 1만5000여명의 참가자들은 ‘대책없는 WTO 개도국 포기 규탄한다’, ‘근본적인 농산물 수매 대책을 마련하라’, ‘국가 예산대비 농업예산을 4%로 인상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국회의사당 방향 의사당대로를 가득 메운 이들은 ▲농업 혁신을 위한 안정적 재정지원 보장 ▲공익형 직불제 시행 ▲국내 농산물 수요 확대 방안 마련 ▲농가 소득·경영 안정을 위한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다.
임영호 한국농축산연합회장은 “여기 모인 우리들 마음의 슬픔을 담아 하늘도 노하고 있다”며 “왜 우리가 문재인 대통령을 찍었는지에 대한 회의가 왔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나온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는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 정부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농민을 국민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게 제 생각이다. 우리가 개도국 지위를 갖고 있는 것은 WTO 다자간 협상에서 확보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말로만 농업 예산을 늘린다고 한다”며 “공익형 직불금을 다시 깎아내리려 한다는 것은 개도국 지위 포기에 분노한 농심을 조금이라도 달래는 게 아니라 부채질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민희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농업이 더이상 희생산업이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런데 잘 지켜지고 있느냐”며 “정책, 예산 모든 면에서 우리 농업은 철저히 소외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상복 차림의 각 단체 대표들은 ‘농업 포기’. ‘개도국 포기’, ‘가짜 상생기금’ 등 문구가 담긴 입간판을 관 안에 넣고 불에 태우는 퍼포먼스 등을 벌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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