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고의로 4조5000억 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했다며 검찰 고발을 포함한 중징계를 내렸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6위(22조1300억 원)인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식 거래가 중단되는 등 파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제회계기준(IFRS)에 맞춘 회계처리”라며 행정소송을 통해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증선위는 14일 정례회의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자회사인 삼성바이오페이스의 지배력 변경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고의로 회계처리 기준을 해석, 적용했다”고 의결했다.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꿔 대규모 순이익을 올린 것이 고의적 분식에 따른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분식회계 규모는 2015년부터 올해 6월 말까지 4조5000억 원으로 추산했다.
증선위는 이에 따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김태한 대표이사 해임 권고, 과징금 80억 원 부과 조치를 내렸다. 또 관련 내용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는 회계처리 기준 위반에 대한 최고 수위의 제재다.
이번 제재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즉시 주식 거래가 중단됐고,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에 올랐다. 실질심사가 길어지면 한 달 이상 거래 정지가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상장폐지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회계처리 논란으로 혼란을 겪은 투자자와 고객에 사과드린다”면서도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2016년 한국공인회계사회 위탁감리뿐만 아니라 금감원도 참석한 연석회의 등에서 공식적으로 문제없다는 판단을 받았다”며 “증선위 결정에 행정소송을 제기해 회계처리 적법성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내 바이오 간판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로 고강도 제재를 받으면서 바이오산업 전반의 신뢰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이날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모회사인 삼성물산의 회계처리도 감리할지 검토하겠다고 밝혀 분식회계 논란이 확대될 소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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