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회계처리 과정에서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면서 향후 검찰 수사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대검찰청은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기준 위반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는 대로 이를 검토해 일선 검찰청에 배당할 예정이다.
다만 증선위 측이 관련 내용을 정리해 고발장을 제출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증선위는 전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지난 2015년 자회사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로 4조50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에 따라 고의 분식회계와 관련한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외감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증선위 고발이 이뤄지면 수사를 맡게 될 담당 검찰청이 정해질 예정이다.
검찰 내에서는 서울중앙지검 배당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련 사건은 이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에 배당돼 있다.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3차장검사가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한 박영수 특별검사팀 파견 당시 관련 사안을 이미 들여다봤다는 점에서도 서울중앙지검 배당을 점치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금융·증권범죄 전담청으로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이 있는 서울남부지검이 사건을 맡는 것 아니냐는 예상도 하지만, 그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대체적인 시각이다.
검찰 관계자는 “고발장이 접수되면 배당이 이뤄질 것”이라며 “시민단체와 증선위 고발 사건이 중앙지검에 있기 때문에 관련 사건이 있는 곳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앞서 증선위는 지난 7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주주 간 약정(콜옵션) 공시를 고의로 누락했다며 검찰에 고발했다.
참여연대도 같은 달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이 회사 김태한 대표와 회계법인 등을 외감법 위반 등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참여연대는 고발장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젠과 합작투자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설립하면서 체결한 콜옵션을 공시하지 않았고 그 결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배력을 부당하게 변경, 허위 재무제표를 작성·공시했다고 주장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 분식회계 사건이 배당되면 관련 서류 검토를 거친 뒤 수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의 특수부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농단’ 의혹 수사에 전력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수사에 본격 투입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때문에 기록 및 법리 검토 등으로 숨고르기를 하면서 ‘사법농단’ 의혹 수사를 마무리하는 시점에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사건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 직결돼 있어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비율 산정과도 연관돼 있어 다시 수사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박영수 특검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문제 및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수사를 하며 이 부분을 이미 살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도 전날 삼우종합건축사무소가 삼성그룹의 위장계열사라고 결론을 내리고 계열사 신고에서 이를 누락한 혐의 등으로 이건희 회장을 검찰에 고발하기로 하면서 삼성 일가에 대한 수사가 동시에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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