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결론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할 수 있다는 예상과 달리 제약·바이오주의 주가는 상승세였다. 최근의 상승은 회계 이슈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해소됐기 때문인데, 앞으로는 실적과 연구·개발(R&D) 결과에 따라 주가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가 삼성바이오의 자회사 회계처리 위반 여부에 대해 ‘고의적 분식회계’ 결론을 내린 14일 이후 지난 23일까지 KRX 헬스케어 지수는 7% 상승했다. 증선위 결정 이전 급락세를 만회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0.1% 하락했고, 코스닥은 1.7% 상승하는 데 그쳤다.
특히 제약·바이오주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종목들의 상승세도 두드러졌다. 전날까지 6거래일간 셀트리온(6.2%), 셀트리온헬스케어(26.0%), 신라젠(2.4%), 코오롱티슈진(11.7%) 등이 상승했다.
선민정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바이오 관련 분식회계 이슈가 불거지면서 제약·바이오 섹터 내 불확실성이 커졌었다”면서 “하지만 증선위의 결정으로 거래정지가 되면서 오히려 섹터 내에 불확실성은 해소됐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더해 코오롱티슈진 등이 기술수출 계약을 발표하는 등 개별 종목의 호재도 있었다.
전문가들은 불확실성이 해소됐고, 내년 일부 바이오 업체들의 임상 결과 발표·대형 콘퍼런스 등으로 당분간 투자 심리 회복 국면을 맞이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매년 1월 열리는 제약·바이오 세계 최대 행사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에서 회사 간 즉석 미팅이 공동개발·기술 협력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아 기대감이 높다”면서 “내년에 굵직한 R&D 결과나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 건이 많아, 제약·바이오 업종에는 모멘텀도 많고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간 제약·바이오 분야에 돌발성 악재가 끊이지 않았던 만큼, R&D 모멘텀과 실적에 따른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허혜민 연구원은 “최근 전체 주식시장의 대외 변동성이 확대되는 만큼 제약·바이오 업종에서도 실적이 좋으면서 R&D가 활발하고 결과가 좋은 종목을 중점적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배기달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의 반등이 이어지기 위해서는 4분기 실적이 중요한데 피부미용·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의 실적은 4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할 것”이라며 “기술 수출료 유입 등으로 실적이 양호할 상위 제약업종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