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이 주가상승 이끌어… 외국인들은 대거 매도해 주목
증선위 결정 법정다툼 내주 본격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 거래가 정지된 이후 지난 2주 동안 회사 내부 ‘투자 가치 평가위원회’(Valuation Committee)로부터 ‘삼바 사태’가 대체 언제쯤 해결될 수 있느냐고 압박 질문을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말로 다 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미국 뉴욕 소재 기관투자가)
지난달 14일 이후 20거래일 만인 11일 거래가 재개된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한때 25.56%까지 치솟는 급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대거 주식을 매도하면서 이번 삼성바이오 회계 이슈가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시작이라는 우려도 나오기 시작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날보다 0.04% 하락한 2,052.97에 마감했지만 삼성바이오는 17.79% 급등한 39만4000원에 마감했다. 상장 폐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거래정지 전 하락한 것을 일정 부분 만회한 것이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예상보다 빨리 삼성바이오의 거래가 재개됐고 상장 폐지 등 그간의 우려가 사라졌기 때문에 하락을 만회하는 반등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주식 상승세는 개인투자자들이 이끌었다. 개인은 총 22만9518주(약 900억 원)를 사들였지만 외국인은 20만8743주(약 830억 원)를, 기관은 1만1761주(약 46억 원)를 각각 팔아버렸다.
국내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 투자자들도 일찍부터 주목하고 투자를 진행해 온 회사”라며 “증권선물위원회의 고의 분식회계 결론으로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한국 정부에 대한 불신과 K-IFRS(한국 채택 국제회계기준)의 모호성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 거래 재개로 급한 불을 끈 삼성바이오는 재판을 통해 고의 분식회계 혐의를 다투게 된다. 고의 분식회계를 둘러싼 소송이 남은 상황에서 삼성바이오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제거되기까지는 2∼3년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19일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는 삼성바이오가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를 상대로 낸 시정요구 등의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심문기일을 연다. 삼성바이오는 “증선위 처분은 역사상 유사한 예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나 가혹한 행정처분”이라며 집행정지 신청서를 냈다.
법원에 의한 집행정지 결정은 당일이나 늦어도 며칠 내에 나온다.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삼성바이오는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증선위가 요구하는 재무제표 재작성 등 시정 조치를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 통상 법원은 행정처분이 그대로 집행돼 상대방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주고, 소송이 명백히 이유 없는 게 아니라면 집행정지 결정을 인용하고 있다. 이날 이후 삼성바이오 고의 분식회계 혐의를 둘러싼 행정소송도 본격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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