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팀장급 직원이 회사 서버 자택서 보관해
검찰, 긴급체포해 조사한 뒤 석방…압수물 분석
그룹 차원 조직적 증거인멸 범행 규명 수사 속도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자회사인 삼성 바이오에피스 직원이 회사 공용서버를 빼돌려 보관 중이던 정황을 확인, 이를 압수해 분석하고 있다.
5일 검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지난 3일 바이오에피스 팀장급 직원 A씨를 긴급체포한 뒤 증거인멸 정황을 조사하고 48시간 이내 석방했다.
검찰은 A씨가 바이오에피스 재경팀에서 사용하던 회사 공용서버를 통째로 자택에서 보관 중이던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압수했다. A씨에 대해서는 자택에서 회사 서버를 보관하게 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A씨가 보관하고 있던 회사 공용서버는 바이오에피스 회사 내부에서 임직원들이 동시에 사용하고, 문서를 저장한 뒤 공동으로 열람할 수 있는 등의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윗선의 지시를 받아 서버를 보관하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A씨가 서버를 보관하게 된 경위와 윗선 개입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A씨가 보관하고 있는 서버에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의혹을 규명할 수 있는 핵심 증거들이 담겨 있을 것이라 보고, 집중 분석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바이오에피스 양모 상무와 이모 부장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양 상무 등은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회사 직원의 컴퓨터 및 휴대전화 등에 담겨 있던 자료를 직접 삭제하는 등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삼성 미래전략실(미전실)의 후신이라 평가받는 삼성전자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 소속인 삼성전자 소속 백모 상무가 이 과정을 지휘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A씨가 서버를 보관하게 된 배경에도 이 같은 증거인멸 지시가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이에 따라 검찰은 그룹 차원에서의 조직적 증거은닉·인멸 범행이 있었다고 보고,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증거인멸 과정에서 미전실 등 윗선의 개입이 있었던 배경으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의혹을 지목한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할 당시 주식교환 비율을 산정함에 있어 제일모직의 자회사였던 바이오로직스의 기업 가치가 크게 반영됐고, 이에 따라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 과정을 두고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의 일환이었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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