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전 10시30분에 중앙지법서 심사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 적용
검찰, 분식회계·증거인멸 병행 수사 방침
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를 인멸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 임원들이 내일 구속 심사를 받는다. 이로써 그룹 차원의 조직적 증거인멸 의혹에 대한 ‘윗선’ 수사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9일 법원에 따르면 삼성전자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 소속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 TF 소속 서모 상무는 10일 오전 10시30분에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이들의 심사는 서울중앙지법 송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맡았다.
이 사건 수사가 시작된 이후 삼성전자 임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처음이다. 검찰과 변호인은 심사에서 증거인멸 여부를 두고 치열하게 공방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심사 결과는 밤늦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백 상무와 서 상무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 임직원들이 검찰 수사에 대비하기 위해 회사 직원의 컴퓨터 및 휴대전화 등에 담겨 있는 자료를 삭제하거나 숨기는 등 증거를 인멸하는 과정을 지휘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용서버를 빼돌리고 직원들의 컴퓨터 및 휴대전화에 담긴 자료를 삭제한 혐의 등을 받는 이 회사 보안 실무 담당 직원 안모씨도 전날 구속됐다. 법원은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29일에도 바이오에피스 양모 상무와 이모 부장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바이오에피스 재경팀에서 사용하던 회사 공용서버를 통째로 자택에서 보관하고 있던 팀장급 직원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도 압수했다.
또 지난 7일에는 바이오로직스 공장을 압수수색해 숨겨진 서버와 노트북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노트북 수십여 대와 다수의 대용량 서버 등 관련 자료들이 공장 바닥 마루 밑에 숨겨져 있는 정황을 확인하고 이를 압수했다.
검찰은 이 같은 증거인멸 과정이 백 상무와 서 상무 등의 지휘 아래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그에 따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이들을 불러 조사한 뒤 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이 미래전략실(미전실)의 후신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 TF 소속인 점에 주목, 증거인멸 과정이 그룹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다고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백 상무 등을 구속한 뒤 이들로부터 상급자의 지시가 있었는지 여부를 집중적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삼성이 분식회계를 감추기 위해 조직적으로 대응했다는 의혹을 규명하겠다는 취지다. 검찰은 증거인멸이 분식회계 의혹과 맞닿아 있다고 보고 고강도 병행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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