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이 회사 대표를 연일 불러 조사하며 윗선 개입 여부를 집중 추궁하고 있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이날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를 소환해 조사했다. 김 대표는 지난 19일 검찰에 출석한 이후 사흘 연속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김 대표를 상대로 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및 그와 관련된 증거 인멸 의혹에 대해 전방위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특히 검찰은 분식회계 과정을 숨기기 위해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광범위하고 조직적인 증거인멸에 나섰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김 대표의 증거인멸 관여 및 그룹 차원의 개입 여부 등을 구체적으로 추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검찰은 삼성전자 및 삼성바이오로직스 고위 관계자가 참석한 회의에서 검찰 수사에 대비해 증거인멸이 논의됐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해 5월5일 김 대표와 삼성전사 사업지원 TF 소속인 부사장 A씨 등이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회의를 열고 분식회계와 관련된 증거인멸을 논의한 것으로 의심하고 회의 결정 내용이 지시 형태로 하달됐는지 수사 중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사무실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그 대상에는 정현호 삼성전자 TF사장과 김 대표 등 고위 임원들의 사무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17일에는 바이오로직스 자회사인 바이오에피스 양모 상무와 이모 부장을 증거인멸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이들은 지난 2015년 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에피스 등 자회사 회계 처리 기준 변경을 통해 분식회계를 저질렀다는 의혹과 관련된 증거를 인멸하거나 위조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이들의 증거인멸 과정을 지휘한 것으로 파악된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소속 백모 상무와 보안선진화 TF 소속 서모 상무를 증거인멸 및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구속해 수사 중이다. 이들은 구속 이후 증거인멸과 관련해 ‘윗선’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수사 과정에서 바이오로직스 공장을 압수수색해 숨겨진 서버와 노트북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노트북 수십여 대와 다수의 대용량 서버 등 관련 자료들이 공장 바닥 마루 밑에 숨겨져 있는 정황을 확인하고 이를 압수했다.
김 대표를 사흘 연속 조사한 검찰은 조만간 정 사장 등 그룹 수뇌부도 불러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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