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증거인멸’ 삼성전자 부사장들, 내주 동시 구속심사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31일 14시 22분


고위 임원 회의서 증거인멸 논의·지시 의혹
검찰,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 구속 영장 청구
'이재용 최측근' 정현호 TF사장도 소환 임박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를 인멸하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전자 부사장들이 다음달 나란히 구속 위기에 서게 된다.

31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다음달 4일 삼성전자 사업지원 TF(태스크포스) 소속 안모 부사장과 재경팀 소속 이모 부사장의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다.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될 전망이다.

안 부사장 등은 지난해 5월5일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서 김태한 바이오로직스 대표 등 삼성 고위 임원들과 함께 회의를 열고 검찰 수사에 대비해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을 논의한 뒤 이를 지시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이 회의 이후 사업지원 TF와 바이오로직스, 자회사 바이오에피스의 조직적인 증거인멸 범행이 이뤄진 정황을 입증할 증거를 다수 확보한 상태로 알려졌다.

검찰은 직원들의 컴퓨터와 휴대 전화 등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JY’와 ‘합병’, ‘미전실’, 지분매입 관련 프로젝트명인 ‘오로라’ 등의 단어가 삭제된 점, 이 부회장과 바이오에피스 합작회사인 미국 바이오젠 대표와의 통화 내용 등을 확보한 바 있다.

특히 안 부사장은 오로라 프로젝트의 담당자로 알려진 인물이고, 이 부사장은 사실상 TF에서 핵심 역할을 맡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오로라 등 그룹 최고급 임원들만이 알 수 있는 키워드가 실무진에서 삭제된 데는 이들의 구체적인 개입 없이 불가능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이들에 대해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적용, 전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구속 수사를 통해서 보다 더 상위 책임자를 규명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법조계에서는 사업지원 TF의 수장이자 이재용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사장에 대한 조사도 가시화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한 차례 구속영장이 기각된 바 있는 김태한 바이오로직스 대표에 대해서도 검찰의 강도 높은 보강 수사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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