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증거인멸’ 삼성전자 부사장 2명 영장심사 출석…묵묵부답

  • 뉴스1
  • 입력 2019년 6월 4일 10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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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지원TF·재경팀 소속…오로라 프로젝트 담당
‘어린이날 회의’서 분식회계 증거인멸 방침 결정

삼성전자 사옥. 2019.5.16/뉴스1 © News1
삼성전자 사옥. 2019.5.16/뉴스1 © News1
삼성바이오로직스(이하 삼성바이오)의 고의 분식회계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 삼성전자 사업지원TF(태스크포스) 부사장 2명이 4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안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과 이모 삼성전자 재경팀 부사장에 대한 영장심사를 진행한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전 10시7분쯤 청사에 모습을 드러낸 안·이 부사장은 ‘어린이날 회의에서 증거인멸 방침을 정하고 지시한 것이 맞나’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TF 사장도 알고 있었나’ 질문에 말 없이 법정으로 향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지난 30일 안·이 부사장에게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안·이 부사장은 과거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였던 미래전략실 후신인 사업지원TF에서 핵심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이 부사장은 지난해 5월1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분식회계 관련 조치 사전통지서를 받은 뒤 5월5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이른바 ‘어린이날 회의’를 열고 검찰 수사 대응책을 논의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당시 이 회의에서 분식회계 관련 증거인멸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가 각 회사로 내려졌다고 보고 있다.

검찰 수사에서는 이후 삼성바이오와 삼성에피스에서 실무직원들이 공용서버와 직원 노트북을 각기 공장 바닥과 자택에 은닉하고, 직원들의 컴퓨터와 휴대전화에서 ‘JY’ ‘합병’ ‘콜옵션’ ‘미전실’ ‘오로라’ 등 수사 단서가 될만한 단어들이 포함된 문건을 조직적으로 삭제한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특히 안 부사장은 삼성 측이 미국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이하 삼성에피스)에 대한 콜옵션 행사에 대응하기 위해 가동한 이른바 ‘프로젝트 오로라’의 담당자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젝트는 2015년 7월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앞두고 만든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앞서 ‘어린이날 회의’의 또 다른 참석자인 김태한 삼성바이오 대표이사와 김모 삼성전자 사업지원TF 부사장, 박모 삼성전자 인사팀 부사장에 대해서도 지난달 구속영장을 청구한 바 있다. 법원은 이들 중 부사장 2명에게만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법원이 삼성전자 고위임원 2명의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증거인멸에 대한 검찰 수사도 점차 윗선을 향하는 모양새다. 이날 안 부사장과 이 부사장에게까지 구속영장이 발부된다면 수사는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특히 검찰은 삼성그룹 구조상 사업지원TF의 수장 정현호 사장이 모르는 상황에서 증거인멸이 진행되기 어렵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구속영장 발부 여부에 따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 사장의 소환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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