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사업지원 TF 부사장 등 2명 기소
분식회계 숨기기 위해 증거인멸 지시 혐의
'본류' 분식회계 의혹 규명 수사 초점 전망
삼성 바이오로직스의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 관련 증거인멸을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는 삼성전자 부사장급 임원들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 수사 이후 부사장급 고위 임원이 기소된 것은 처음이다.
1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송경호)는 이날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로 김모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부사장과 박모 삼성전자 부사장을 구속기소 했다.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과정을 숨기기 위해서 실무진에게 증거를 인멸하거나 숨기도록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삼성 측 직원들의 컴퓨터와 휴대전화 등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뜻하는 ‘JY’와 ‘합병’, ‘미전실’, 지분매입 관련 프로젝트명인 ‘오로라’ 등의 단어가 삭제된 정황을 포착했다. 특히 ‘오로라’ 등 그룹 최고급 임원들만이 알 수 있는 키워드가 실무진에서 삭제된 데는 윗선의 지시 없이 불가능하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에 검찰은 지난달 22일 이들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쳐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은 보강 수사 이후 증거인멸교사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또 지난 5일 같은 혐의로 구속된 삼성전자 재경팀 소속 이모 부사장의 구속 기한을 연장하고, 추가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기한 만료 전 수사 내용을 토대로 이 부사장을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한편 그간 삼성 측의 조직적 증거인멸 의혹에 대해 집중해 왔던 검찰 수사는 향후 ‘본류’인 분식회계 의혹으로 무게추가 기울 전망이다.
검찰은 전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정현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사장을 소환해 17시간가량 조사를 진행했다. 그는 증거인멸 과정의 최고 책임자로 의심받고 있다. 아울러 분식회계 의혹과도 직결된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의혹의 핵심 사안, 즉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도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증거인멸의 대상이라고 할 수 있는 분식회계 및 그와 연관된 범죄 혐의에 대해 향후 집중해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정 사장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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