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분식회계·횡령 혐의 구속 수사 필요 주장
김태한 측, 일부 사실관계 인정…'관여'는 부인
심사 후 구치소서 대기…구속여부 밤늦게 결정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 의혹에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태한 삼성 바이오로직스 대표의 구속 심사가 3시간30분 만에 종료됐다. 김 대표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늦게 결정된다.
김 대표는 19일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이날 오후 2시10분께부터 시작된 김 대표의 구속 심사는 3시간30분 만인 오후 5시45분께 종료됐다.
이날 심사에서 검찰과 김 대표 측 변호인은 구속 여부를 두고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먼저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 김 대표 측에서는 일부 사실관계 자체는 인정하나 ‘분식’은 없었으며, 범행에 관여하지는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검찰은 그간 수사를 통해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김 대표가 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며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대표와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바이오로직스 최고재무책임자(CFO) 김모 전무는 검찰 조사에서 분식회계 혐의를 인정하는 한편 김 대표의 책임이 더 무겁다는 점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김 대표 측 변호인은 “김 대표가 하는 일은 수익 창출에 있다”라며 “회계 처리는 김 전무의 일이고, (김 대표는) 상세한 내용은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구속 심사에서는 횡령 혐의에 대한 공방도 이뤄졌다. 검찰은 김 대표가 비정상적인 회계 절차를 거쳐 회삿돈을 빼돌렸다는 혐의점을 부각한 반면 김 대표 측에서는 ‘상장에 기여한 대가를 받은 것뿐’이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 측 변호인은 “바이오 등 업계에서 회사의 가치가 바뀔 때 CEO가 성과의 보상을 받는 것은 관례”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 등은 자회사 회계 처리 기준 변경을 통해 고의적인 4조5000억원대 분식회계에 관여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 대표와 김 전무 등이 바이오로직스 상장에 대해 이사회 결의 등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회삿돈 수십억원을 챙긴 혐의도 영장에 적시했다.
이 과정에서 김 대표는 삼성의 ‘콘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미래전략실(미전실)에 상장 대가를 챙겨달라는 취지로 이 같은 방안을 보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미전실이 이를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은 점에 비춰 분식회계 등에 대한 사실상의 대가를 챙겨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날 열리는 구속 심사가 검찰 수사의 승부처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속 영장이 발부될 경우 이 사건의 최종 ‘지시자’이자 ‘책임자’를 규명하고자 하는 검찰 수사에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근거에서다. 분식회계의 배경으로 평가받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요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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