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3父子, 5분간 ‘어색한 만남’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4일 03시 00분


신동빈, 귀국하자마자 부친 찾아가… 신동주도 배석, 갈등 봉합은 실패
신선호 “동빈, 2초만에 쫓겨나”… 현장 있던 롯데임원 “거짓 폭로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귀국 직후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을 찾아 갈등 봉합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신동빈 회장과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 간 ‘형제 갈등’도 해결되지 못했다. 더욱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셋째 동생이면서 장남 편에 선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이 ‘거짓 폭로전’을 펼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동빈 회장은 3일 오후 2시 40분쯤 일본 하네다발 대한항공 KE2708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그는 입국장에 들어선 뒤 “먼저 국민 여러분께 이런 사태가 일어난 것에 대해서 진짜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미안합니다”라며 약 10초간 고개를 숙였다. 그는 이후에도 두 차례 더 허리를 굽히며 사과했다.

신 회장의 첫 행선지는 아버지가 머물고 있는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이었다. 신 회장은 오후 3시 30분쯤 이 호텔 34층의 신격호 총괄회장 집무실에 들어섰다. 롯데그룹 측은 신격호-신동빈 부자가 약 5분간 일본어로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미리 그 자리에 가 있다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신동빈 회장은 “출장 잘 다녀왔습니다”라고 했고, 이에 신격호 총괄회장은 신 회장이 일본을 다녀온 사실을 모르는 듯 “어허?”라고 되물었다. 신 회장은 “일본 다녀왔습니다”라고 재차 말한 뒤 “여러 가지로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라고 말했다. 롯데 측은 5분간 대화가 이뤄졌다고 설명하면서도 그 이상의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신동주-신동빈 간 대화는 없었다.

그러나 신선호 사장은 “신동빈이 들어가자마자 총괄회장이 ‘나가’라고 해 1, 2초 만에 나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신격호 총괄회장에게 업무보고를 하고 있었던 롯데 계열사 한 임원은 본보에 “신동빈 회장이 집무실에서 5분간 머물다 나간 뒤 신선호 사장이 들어갔다”고 확인했다. 신선호 사장이 언론에 거짓 폭로전을 펼쳤다는 증언인 셈이다.

신동빈 회장은 이어 롯데정책본부 임원들을 만나고 제2롯데월드 공사 현장을 찾는 등 경영 현황을 적극 챙겼다. 명실상부한 롯데그룹 경영권자로서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한 것이라고 롯데 측은 설명했다. 신 회장은 또 김포공항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공개한 아버지 명의의 해임지시서에 대해 “법적인 효력이나 그런 건 없는 서류라고 생각한다”고도 말했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김창덕 기자
#신동빈#롯데#신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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