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롯데 해외계열사 조사 착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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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현황 등 지배구조 자료 내라”
당정은 6일 순환출자 해소책 논의… 정치권 “면세점 재허가 안돼” 압박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롯데의 해외 계열사 실태 파악에 나섰다. 정부가 롯데그룹의 실질 지배주주인 L투자회사, 일본 롯데홀딩스, 광윤사의 지분구조 파악에 나섬으로써 베일에 싸였던 일본롯데의 지배구조가 드러날지 주목된다.

또 정부와 새누리당은 롯데그룹의 복잡한 순환출자 고리를 개선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정부 관계자가 10월 말로 예정된 롯데의 면세점 재허가 심사를 백지 상태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국세청이 롯데의 일부 계열사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태에서 롯데그룹에 대한 압박의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

공정위는 5일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해외 계열사를 통해 국내 계열사를 지배하는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에 해외 계열사를 포함한 전체적인 소유 구조를 파악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공정위는 지난달 31일 롯데에 △전체 해외 계열사의 주주 현황 △해외 계열사의 주식 보유 현황 △해외 계열사의 임원 현황 등에 관한 자료를 이달 20일까지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일본 롯데홀딩스 등이 한국 내 재계 순위 5위인 롯데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가 지배구조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드러나자 뒤늦게 실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은 6일 공정위와 당정 협의를 열어 대기업들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직후 “(롯데의) 순환출자뿐 아니라 비상장사로 연결된 지배구조까지 정밀히 조사하겠다”며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한 공정거래법이 통과된 지 2년이 지났으니 (재계 전반의) 지배구조 점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정부는 면세점 심사 때 롯데의 볼썽사나운 싸움을 반영해야 한다”며 “롯데에 알짜 면세점을 재허가해 줄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정부와 정치권이 전방위로 롯데를 압박하고 나선 것은 자칫 경영권 분쟁이 장기화될 경우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 / 강경석 기자
#공정위#롯데#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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