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 지배구조 개선 밝힐듯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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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대국민사과문 발표
‘신동주 동맹’은 주총 앞두고 흔들, 신동인 사의… 신선호 활동 자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11일 대국민 사과문을 직접 발표한다. 사과문에는 경영 투명성 확보와 지배구조 공개 등을 포괄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이 1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10일 밝혔다. 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이 직접 쓴 사과문을 10여 분간 낭독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 회장은 우선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 및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의 경영권 다툼으로 국민에게 심려를 끼친 점을 사과하고, 분란을 선제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해 이해를 구할 예정이다.

사과문의 핵심은 이번 분쟁의 발단인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것이다. 최근 국회와 정부가 롯데그룹의 불투명한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는 데 대해 신 회장이 “정부의 정책에 적극 협조해 사태를 조기에 수습하겠다”고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그룹 내부에선 한일 롯데를 분리하거나 한국롯데의 지주사인 호텔롯데를 증시에 상장하는 등 지배구조 개선, 경영 투명성 제고 등의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실추된 그룹 이미지 회복을 위해 국내 경제 활성화 방안과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청년 일자리 창출에 대한 내용도 언급할 예정이다.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은 롯데그룹이 7일 ‘2018년까지 신입 정규직 및 인턴사원 2만4200명을 뽑는다’는 채용 계획 발표 이후 또 한 번 강조할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번에는 과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내놓은 ‘사재(私財) 출연’ 같은 방식은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당초 롯데 안팎에선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주총회가 끝난 뒤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포함한 사과문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의 다른 관계자는 “이미 승세가 굳어졌다고 보기 때문에 이번에 먼저 발표를 하는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여기에 면세점 재승인과 관련한 부정적 기류, 국세청과 금융 감독당국의 압박, 브랜드 이미지 추락 등을 감안해 서둘러 사과문을 발표할 수밖에 없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신동주 전 부회장 지지세력으로 알려진 ‘친족 그룹’이 직위를 내놓거나 ‘중립’ 입장을 밝혀 신 전 부회장 세력이 와해되고 있다는 관측이 돌고 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격호 총괄회장의 5촌 조카인 신동인 롯데자이언츠 구단주 직무대행이 최근 사의를 밝혔다. 그룹의 한 임원은 “지난달 27일 신 총괄회장과 신 전 부회장의 ‘일본행’에 동참한 뒤 (자신의 입장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신 총괄회장의 딸 신영자 롯데재단 이사장도 확실한 입장을 나타내지 않고 있으며 신 전 부회장 측의 대외 창구 역할을 해오던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신 총괄회장의 셋째 동생)도 대외 노출을 삼가고 있다.

김범석 bsism@donga.com·한우신·최고야 기자
#신동빈#롯데#지배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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