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5000억 넘는 롯데 계열사 非상장사라도 사외이사 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8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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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회장 지시… 투명경영 포석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사진)이 비상장 계열사라도 자산 5000억 원 이상이면 한국과 일본을 막론하고 모두 사외이사를 두도록 지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 회장은 또 롯데그룹 지주회사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17일 주주총회에서 호텔롯데 상장에 대한 동의를 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달 15일 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 오른 뒤 “한일 롯데의 자산 5000억 원 이상 계열사는 비상장사라도 무조건 사외이사를 두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17일 열리는 주총에서는 롯데홀딩스에 사외이사직을 신설하는 안건을 상정해 처리한다. 롯데홀딩스의 자산 규모는 2조9868억 원 (3144억 엔·2014년 3월 기준)정도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기업 경영에 외부의 객관적 시각을 반영해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며 “신 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달리 기업정보를 공개하면 기업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철학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설치는 증시 상장 요건 중 하나라는 점에서 향후 롯데홀딩스 상장을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번 주총의 또 다른 안건인 ‘지배구조 개편’은 호텔롯데 상장과 관련해 롯데홀딩스 주주들에게 동의를 구하고 이를 추인받는 절차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홀딩스는 호텔롯데 지분의 91.72%(롯데홀딩스 산하 투자펀드 포함, 3월 말 기준)를 갖고 있다. 신 회장은 11일 경영권 분쟁과 관련한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지배구조 투명성을 제고하기 위해 호텔롯데를 상장하겠다고 밝혔다.

호텔롯데를 상장하면 롯데홀딩스 주주들의 지분이 떨어지지만 상장 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크게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관계자는 “지분 일부를 매각(구주 매출)해 마련한 자금으로 신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을 주주들이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주총 준비 및 참석을 위해 13일 일본으로 출국했다.

한편 롯데그룹은 호텔롯데 이외에 다른 계열사를 추가 상장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한국롯데를 지주회사로 전환하고 상호출자를 해소하는 데 드는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롯데그룹의 다른 고위 관계자는 “상장이 가능한 다른 계열사에 대한 검토를 오랫동안 진행해 왔다”며 “(결정만 되면) 바로 가시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롯데정보통신, 코리아세븐(편의점 ‘세븐일레븐’ 운영 주체), 롯데리아 등이 상장 가능 계열사로 거론된다. 롯데정보통신은 최근까지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는 등 상장 준비를 해 왔지만 경영권 분쟁으로 일정이 보류됐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김범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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