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日 롯데주총 경영권 다툼 분수령

신격호 총괄회장은 불참할 듯… 안건 반대표 나올땐 신동빈 타격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일본 롯데홀딩스의 임시 주주총회가 17일 도쿄(東京)에서 열린다. 롯데 신씨 일가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이 될지 주목된다.

16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17일 오전 도쿄 신주쿠 롯데홀딩스 본사에서 주총이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14일 출국했으며 한국에 머물던 형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도 16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건너갔다.

신동주 전 부회장 측인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주총에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신격호 총괄회장이 주총장에 직접 나타나면 신동주 전 부회장 쪽으로 대세가 급하게 쏠릴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다.

이번 주총의 안건은 사외이사직 신설, 호텔롯데 상장 등 지배구조 개편이다. 신동빈 회장 측 안건만 상정됐다. 롯데그룹의 다른 관계자는 “이번 주총은 신동빈 회장이 3일 일본에서 귀국할 때부터 계획된 것”이라며 “최대한 빨리 열어 그룹 경영에 대한 본인의 정통성을 확인받고 신동주 전 부회장 쪽의 반격 기회를 차단하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신동빈 회장 측은 두 안건 모두 무난히 가결돼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권종호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사외이사 신설 안건(과반수 참석에 3분의 2이상 찬성)이 통과되면 신동주 전 부회장이 주총을 다시 열어도 3분의 1 이상의 지지를 확보할 수 없음을 뜻하기 때문에 신동주 전 부회장의 운신의 폭이 매우 좁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안건이 부결되거나, 가결되더라도 ‘반대표’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전삼현 숭실대 교수(법학)는 “의외의 ‘반대’가 신동빈 회장의 향후 경영 전반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그러나 신동주 전 부회장이 국면을 전환할 수 있는 호재가 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주총에서 신동주 전 부회장이 신격호 총괄회장의 위임장을 제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신동빈 회장은 주총을 마치고 귀국하는 대로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TF) 출범 작업부터 서두를 것으로 전망된다. 지배구조 개선 태스크포스는 그룹 정책본부 내의 재무팀을 주축으로 외부 로펌 등이 참여해 10여 명 정도 규모로 꾸려진다. TF 개설 작업은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우신 hanwshin@donga.com·손가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