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16일 아버지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집무실 관리권을 획득했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이 대표로 있는 SDJ코퍼레이션은 이날 “오늘부터 신 전 부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서울 롯데호텔 34층을 관리하게 됐다”며 “이런 인수 상태를 방해하려는 시도가 있을 때엔 민형사상 법적조치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신 총괄회장의 집무실을 열고 신 전 부회장이 롯데그룹을 경영해야 한다는 신 총괄회장의 육성을 공개했다.
반면 롯데그룹 측은 신 전 부회장이 고령의 아버지를 이용해 불필요한 논란을 의도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맞받았다.
SDJ코퍼레이션 측은 이날 신 총괄회장의 친필 서명이 담긴 통고서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측에 전달하려고 했으나 롯데 측으로부터 거부당했다며 롯데호텔 34층을 방문했다. 이 통고서에는 △거처 및 지원인력 관리를 신 전 부회장에게 일임 △신 총괄회장의 원대 복귀와 명예 회복 △신동빈 회장 포함 경영권 불법 탈취 임원 해임과 민형사상 책임 추궁 △총괄회장 집무실 주변 배치 직원 해산 및 폐쇄회로(CC)TV 철거 등의 요구 사항이 들어있다. 이에 대해 롯데 측은 “일방적인 통고서를 갖고 사전협의 없이 찾아온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SDJ 측은 기자들에게 신 총괄회장의 롯데호텔 집무실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는 신 전 부회장의 자문을 맡고 있는 민유성 전 산은금융지주 회장, 신선호 일본 산사스 사장 등이 함께 앉아 있었다. 무릎 담요를 덮은 상태로 소파에 앉아있던 신 총괄회장은 기자들을 향해 “한국 롯데그룹 경영은 장남이 하는 게 맞지 않냐”고 말했다. 그는 후계자 문제에 대한 질문에 ‘장남’을 여러 차례 강조하며 “한국 풍습을 봐도 일본도 그렇지만 장남이 후계자인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에 후계자가 누가 되느냐는 것 때문에 아무 문제가 없던 롯데그룹에 분란이 일어났다며 “나는 아직 10년, 20년 일을 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신 총괄회장은 건강상태를 묻는 질문에는 “좋다”고 답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취재진은 신 총괄회장의 상태에 대해 “질문을 한 번에 알아듣지 못하고 민유성 전 회장의 설명을 듣고서야 대답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의 ‘장남에 대한 지지’가 이사회나 주주총회 등 경영기구나 절차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지 불투명한 상태에서 신 총괄회장의 정신건강 상태가 여전히 의심을 남긴 것이다.
이종현 롯데그룹 상무는 이날 신 총괄회장의 발언에 대해 “신 전 부회장이 주도하는 대로 단기적인 상황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신 회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국민들에게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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