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백화점 입점 영향력 대가… 화장품-초밥업체 등서 거액 받아”
롯데 오너 일가로는 처음 출두
검찰이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에 대해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에 입점하려는 업체에서 30억여 원의 뒷돈을 받고, 임직원 급여 명목으로 회삿돈 수십억 원을 빼돌린 혐의를 적용할 방침인 것으로 1일 확인됐다. 신 이사장은 또 아들 장재영 씨(48)가 소유한 면세 컨설팅 업체 비엔에프(BNF)통상을 거치지 않고 직접 뒷돈을 수수한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1일 롯데그룹 비리 의혹과 관련해 오너 일가 중 처음으로 신 이사장을 소환해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51·수감 중)에게서 청탁을 받고 롯데면세점 입점과 매장 내 위치 변경에 관여했는지 조사했다.
유통업계 ‘대모’로 불리는 신 이사장이 피의자 신분으로 수사기관을 찾은 것은 처음이다. 신 이사장은 이날 오전 9시 35분경 서울중앙지검 별관에 도착했다. 검은색 바지 정장 차림에 분홍색 스카프를 둘렀다. 오른쪽 손에는 흰색 가방을 들었다. 변호인이 대동했지만 신 이사장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세 차례 “죄송하다”고 말했다. 기자들의 질문에는 “검찰에서 성실하게 답변하겠다”는 말을 반복했다.
신 이사장은 브로커 한모 씨(58·구속 기소)가 대표인 I사, BNF통상과 차례로 컨설팅 계약을 맺은 뒤 수수료 명목으로 총 14억여 원을 받은 혐의다. BNF통상은 건강이 좋지 않은 그의 아들 장 씨가 지분 100%를 보유한 업체로 신 이사장이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한 정황이 드러났다.
신 이사장은 롯데백화점 매장에 입점하는 명목으로 G사 대표 측을 통해 10억여 원의 뒷돈을 직접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신 이사장과 G사 대표 가족은 직접적인 친분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중 초밥 체인점인 S사를 거느린 G사는 전국 18곳의 지점 중 17곳이 롯데백화점 등 롯데그룹에서 운영하는 쇼핑몰에 입점해 있다. 신 이사장은 롯데쇼핑의 등기임원이기도 하다. 신 이사장은 네이처리퍼블릭 외 다른 화장품 브랜드에서도 BNF통상을 통해 수억 원을 받은 혐의도 있어 전체 배임수재 혐의가 30억 원을 넘어섰다.
검찰은 특히 BNF통상에서 임직원 급여 명목으로 지출된 수십억 원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 BNF통상과 아무 관련이 없는 신 이사장의 세 딸에게 건너간 부분에 횡령 혐의를 적용할 계획이다.
검찰 조사에서 신 이사장은 “뒷돈 수수는 나와 관련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이사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조사 결과를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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