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롯데케미칼(당시 호남석유화학)이 2004년 11월 인수한 KP케미칼(옛 고합)의 ‘깡통’ 자산의 가치를 부풀려 회계장부에 허위 기재해 270억 원대 법인세를 환급받는 과정에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65)이 연루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검찰은 허 사장 수사를 ‘징검다리’ 삼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1)의 비리 수사로 나아가겠다는 복안이다.
23일 기준 전 롯데물산 사장(70)을 같은 혐의로 구속한 검찰은 조만간 허 사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허 사장은 고합 자산을 인수할 당시 실무 총책임자였다.
검찰에 소환될 당시 “왜 사기라고 보느냐”고 소리쳤던 기 전 사장은 국세청이 세무조사를 벌일 당시 수차례 국세청을 찾아가는 등 법인세 환급에 깊숙이 가담한 단서도 포착됐다. 검찰은 롯데케미칼의 소송사기는 수년에 걸쳐 이뤄진 법인세 환급 과정이 ‘실적 개선에 대한 압박’ 때문이라고 보고 신 회장의 연루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롯데그룹 내부에서는 핵심 가신 ‘3인방’인 이인원 정책본부장,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 소진세 정책본부 대외협력단장 사이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검찰이 확보한 롯데그룹 정책본부의 문건에는 신동빈 회장을 ‘체어맨’을 뜻하는 ‘CM’으로,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94)은 ‘그랜드 체어맨’을 뜻하는 ‘GM’이라고 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74)은 ‘YJ’로,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은 ‘DJ’로 불렸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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