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12월 이후 4개월째 감소세… 반도체제조용 장비 수입 60% 뚝
KDI “수출 부진” 경고수위 높여
3월 1∼10일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 가까이 줄었다. 최근 심상치 않은 수출 감소세를 두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수출 부진’이란 표현을 쓰며 위기 경고음을 한 단계 높였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3월 1∼10일 수출액은 109억58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135억4200만 달러)보다 19.1% 감소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 연속 수출액이 줄어든 데 이어 3월도 부진한 모습으로 출발했다.
1∼10일 반도체 수출은 29.7% 줄었다. 2월 반도체 수출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8% 줄며 2009년 4월(―26.2%)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는데, 3월은 시작이 더욱 좋지 않았던 것이다. 반도체 수출의 선행지표로 볼 수 있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이 60.5%나 줄며 향후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이날 KDI는 ‘경제동향’에서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투자와 수출의 부진을 중심으로 경기가 둔화하는 모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5개월 연속 ‘경기 둔화’를 언급한 것이다.
특히 ‘위축’으로 진단하던 수출에 대해 ‘부진’으로 표현 강도를 높인 것이 눈에 띈다. KDI는 “반도체와 석유류 등 주요 품목의 수출금액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석유제품 수출은 지난달 14% 줄었고, 이달 1∼10일에도 39% 감소했다. 수출 부진이 반도체 외의 다른 주력 품목으로 번지고 있는 것이다.
장기간 설비투자가 부진한 가운데 수출도 좋지 않은 흐름이 지속되자 생산마저 둔화되고 있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 특히 생산 부진이 최근의 실업률 상승에도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투자 및 수출 부진→생산 둔화→고용 악화’의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KDI는 정부가 최근 좋은 흐름이라고 강조했던 소비에 대해서는 “설 연휴에 따른 일시적 요인으로 증가했을 뿐 민간소비는 미약하다”며 상반된 평가를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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