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준의 FTA’ 한국 요구 반영
농산물 등 ‘초민감 품목’은 제외… 구체적 품목은 2단계 협상서 논의
한국과 중국이 교역 품목의 90%에 대해 관세를 철폐하기로 하면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1단계 협상이 타결됐다. 관세 철폐 범위를 놓고 난항을 거듭하던 1단계 협상이 마무리됨에 따라 한중 FTA 체결에 한층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5일 중국에서 열린 한중 FTA 7차 협상에서 양국이 1단계 협상 기본지침 문안에 합의했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5월 협상 개시를 선언한 지 1년 4개월 만에 관세 철폐 범위에 합의한 것이다.
이번 협상에서 양국은 상품분야에서 교역 품목을 일반, 민감, 초민감 품목으로 분류하고 관세 철폐 대상이 되는 일반, 민감 품목에 전체 교역 품목의 90%, 수입금액의 85% 수준을 포함하기로 했다. 정부는 개방화율 90% 이상 ‘높은 수준의 FTA’가 체결되면 발효 후 10년간 국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3.04%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개방화율(관세 철폐율) 90%는 지금까지 중국이 맺은 FTA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그동안 한국은 한중 FTA가 실익이 있으려면 개방화율이 90% 이상 돼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한국산 자동차 유입 등을 우려한 중국은 80% 수준의 개방화율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6월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때 양국 정상이 ‘높은 수준의 FTA’ 체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하면서 결국 한국의 요구가 상당 부분 반영되는 방향으로 1단계 협상이 마무리된 것이다.
품목별 관세 철폐 기간과 관세 철폐 대상에서 제외되는 초민감 품목은 이르면 올 11월부터 시작될 2단계 협상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1단계 협상 타결에 대한 경제단체와 농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국무역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 등으로 구성된 FTA 민간대책위원회는 “협상 타결을 환영하지만 개방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점은 아쉽다”고 평가한 반면 농민단체들은 농가 피해를 우려하며 협상 중단을 요구했다.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보호대상인 초민감 품목이 1200개가량인데 지구상에서 생산되는 농수산물이 2200개인 것을 감안하면 농수산물을 상당 부분 (관세 철폐에서) 보호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단계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한중 간 가격 차가 큰 농수산품을 중심으로 초민감 품목 리스트를 추려낼 계획이다. 이동필 농식품부 장관은 6일 농업인 단체 대표 간담회를 갖고 “2단계 협상에서도 농업 분야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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