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거대 중국시장의 빗장을 여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20일 공식 발효된다. 발효 즉시 한 차례, 내년 1월 1일 다시 한 번 관세가 인하돼 수출 부진에 시달리는 한국 기업들에게 가뭄 속의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한중 FTA 발효는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비관세장벽을 해소하고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하는 등의 과제가 남아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제8차 민관합동 비관세장벽 협의회’를 열고 한중 FTA을 활용한 비관세장벽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한중 FTA에 따라 관세가 인하되더라도 눈에 보이지 않는 비관세장벽이 걸림돌로 작용하면 기업들이 수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의 비관세장벽은 크게 늘고 있다. 산업부에 따르면 올해 신고된 48개 비관세장벽 중 중국의 비관세장벽이 26개로 절반이 넘었다. 강제적으로 제품인증을 받아야 한다며 수입을 막거나 식품분야에서 공인검사기관의 시험성적서를 인정하지 않는 식이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식품·화장품 분야 상호 시험성적서 인정 등을 논의하고 중국 질검총국과의 장관급 품질검역회의, 양국 세관 협력회의 등 협력채널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우태희 산업부 차관보는 “한중 FTA를 통해 양국이 비관세장벽 문제를 협의할 수 있는 상시적인 대화채널이 생긴 것은 중요한 성과”라며 “내년 초에 비관세장벽 작업반 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발효 뒤 2년 안에 시작하기로 합의한 서비스·투자분야 후속협상도 시급한 과제다. 중국이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산업구조를 재편하고 있어 중국 내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서비스 개방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현재 한중 FTA 서비스 분야 개방은 개방분야만 열거하는 ‘포지티브 방식’을 채택해 자유화가 다소 제한적이다. 하지만 양국은 발효연도를 기준으로 2년 내에 개방 제외 분야만 명시하는 네거티브 방식의 후속협상을 진행해 개방 폭을 넓히기로 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중 FTA 2단계 서비스·투자협상 추진전략을 내년 6월까지 수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 한중 FTA를 지렛대 삼아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한중일 FTA,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다자간 FTA 협상의 속도를 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국 내수시장 공략하고, 화장품 식료품 유아용품 등 소비재를 수출 주력산업으로 육성하는 등 한중 FTA를 최대한 활용해 수출 부진을 타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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