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국의 비관세장벽 완화를 위한 본격적인 대응에 나선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다음 달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가오후청(高虎成) 중국 상무부 부장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첫 통상장관회담을 할 예정이다. 양측은 한중 FTA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통상 현안을 비롯해 검역 기준과 표준 인증 등 비관세장벽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산업부는 이번 회담에서 중국의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 감축 문제를 안건으로 다루기 위해 중국 측과 협의 중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달 한국 업체들이 주력으로 생산하는 삼원계 방식의 배터리를 보조금 대상 품목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혔다. 보조금을 통해 수입 제품을 차별하고 자국 제품을 보호하는 것은 전형적인 비관세장벽 조치로 꼽힌다.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는 삼성SDI와 LG화학은 이번 보조금 감축으로 연 수천억 원의 매출 손실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두 업체는 각각 중국 난징과 시안에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는 등 투자를 늘리고 있다.
중국 정부는 최근 전기차 배터리 사고가 일어나 안전성을 확인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사고가 난 배터리는 국산이 아닌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 제품은 10년간 세계 시장에서 단 한 건의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다”며 “한중 FTA 협정상 기업에 피해가 갈 수 있는 상황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알리도록 한 조항에 따라 중국 정부에 적극적으로 문제 제기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장관은 한중 통상장관회담에 이어 현지에서 ‘제1차 장관급 한중 품질검사검역회의’를 개최하고 기술 규정, 표준 등의 기술무역장벽(TBT)과 위생 및 검역(SPS) 분야의 비관세장벽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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