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교역이 지속적으로 둔화되는 가운데서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혜택을 보는 상품을 중심으로 수출 하락폭이 줄어드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중 FTA가 ‘수출 절벽’의 우려를 막아내는 방파제로서 제 몫을 했다는 것이다.
1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한국의 대(對)중국 수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줄었지만 FTA로 관세가 낮아지는 등의 혜택을 본 이른바 ‘FTA 수혜품목’들은 6.7% 감소하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 측은 “관세 인하로 한국 상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지면서 현지 내수 시장에서 수요를 이끌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한중 FTA가 발효된 지 1년이 지났다. 진통 끝에 발효된 한중 FTA에 기업들은 인구 14억 명, 내수 규모 5000조 원에 이르는 초대형 시장을 공략할 발판이 마련됐다며 환호했다. 이후 당초 예상했던 만큼 중국과의 교역이 늘진 못했지만 FTA 덕에 대중 수출 감소 폭이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는 크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10월 중국의 전체 수입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10.5%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전문가들은 한중 FTA의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 측에 FTA 이행을 적극 주장하는 한편 내년 시작될 서비스·투자 분야 협상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말한다. 최병일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로 한중 양국 간 갈등이 불거지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FTA를 적극 활용해 양국 관계를 개선하고 교역 확대도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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