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12월 중순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2단계 협상인 서비스, 투자 분야 후속 협상 개시를 선언하기로 했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로 인한 양국 갈등이 개선되면서 2단계 협상 개시의 물꼬를 텄다.
27일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다음 달 중국을 국빈 방문하면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자리에서 시 주석과 함께 한중 FTA 2단계 협상 개시를 선언할 예정이다.
한중 FTA는 2014년 11월에 1단계로 상품 분야 협상이 완전 타결돼 이듬해 12월 20일 발효됐다. 양국은 FTA 2단계 협상인 서비스, 투자 부문 후속 협상을 발효 후 2년 안인 2017년 12월 20일까지 시작하기로 합의하고 협정 부속서에 명문화했다. 하지만 양국 갈등으로 2년 시한이 다 되도록 2단계 협상을 시작하지 못했다.
한중 FTA에서 서비스, 투자 부문은 원칙적으로 개방하지 않지만 양국이 합의한 몇 가지 분야의 문호를 여는 ‘포지티브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를 ‘네거티브 방식’(모든 분야를 개방하되 일부만 빗장을 거는 것)으로 바꾸자고 중국 측에 제안할 방침이다. 이번 2단계 협상에서는 관광, 물류, 전자상거래(인터넷 및 모바일), 콘텐츠 등의 개방 여부와 수준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특히 강점을 갖고 있는 한류 콘텐츠의 시장 개방에 기대를 걸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중 양국이 사드 문제와 별개로 관계 개선에 합의하면서 2단계 협상 개시는 급물살을 탔다. 이달 13일 필리핀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 때 문 대통령은 리커창 중국 총리와 만나 서비스, 투자 분야 FTA 후속 협상을 개시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2단계 협상이 개시되면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는 상품 수출을 만회하고 반토막 난 서비스 흑자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의 대중국 상품 수출은 사드 보복 이전인 2014년 이후 3년 연속 감소하고 있다. 지난해 대중 무역흑자는 375억 달러(약 40조8187억 원)로 사상 최대 무역흑자를 기록했던 2013년에 비해 40.4% 감소했다. 지난해 서비스 흑자 규모는 40억8000만 달러로 줄어 2014년보다 48% 줄었다. 산업연구원은 2014년 연구에서 한중 FTA 서비스 분야가 체결돼 양국 시장이 개방되면 이 분야에서 장기적으로 최대 837억 달러(약 91조1074억 원)의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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