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회담서 “운명적 동반자” 習 “중한관계 풍파 겪었다” 압박
전쟁불가 등 한반도 4대원칙 합의… 中일대일로 구상에 한국 협력 논의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4일 한중 정상회담을 갖고 전쟁 불가와 남북 관계 개선 등 한반도 평화·안정을 위한 4대 원칙에 합의했다. 다만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에 대한 한국의 ‘적절한 처리’를 요구하면서 사드 문제의 ‘봉인’은 다시 미뤄지게 됐다.
윤영찬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2시간 15분가량 열린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이 △한반도 전쟁 불가 △한반도 비핵화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남북관계 개선의 4대 원칙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 등 동북아 평화를 위해 한미중 및 한중일 등 다양한 형태의 3자 협의를 활성화하자고 시 주석에게 제안했다. 중국이 ‘3불(不)’ 원칙 중 하나로 요구하고 있는 한미일 안보동맹의 우려를 차단하려는 것이다. 또 두 정상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과 신남방·신북방 정책을 연계하기 위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관왕지래(觀往知來)라는 말이 있듯이 과거를 되돌아보면 미래를 알 수 있다. 양국은 공동 번영의 길을 함께 걸어가면서 한반도와 동북아,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운명적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관왕지래는 중국 고전인 열자(列子)에 나온 표현으로 사드를 과거의 문제로 두고 새로운 한중관계에 집중하자는 취지다.
시 주석은 “그동안 모두가 아는 이유 때문에 중한 관계가 풍파를 겪었다. 우호적이고 가까운 이웃 협력자로서 서로의 핵심 이익을 존중하며 더 나은 양국 관계를 열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시 주석은 소규모 정상회담에서 직접 사드를 언급하며 “한국이 계속해서 이 문제를 적절히 처리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한반도에서 전쟁과 혼란이 발생하는 것을 결코 허락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두 정상은 또 전화 통화 등 핫라인을 구축하고 한중 협력을 정치, 안보 분야로 확대하기로 했다. 양국은 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후속 협상 개시와 미세먼지 공동대응 등 7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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