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러 양자 협력에서 한발 더 나아가 북한 등이 참여하는 3자 협력 등 공동 경제프로젝트를 적극 개발해야 합니다.”(이고르 사기토프 러시아 외교부 제1아시아국 부국장)
올해 한-러 수교 25주년을 기념해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러시아국제문제위원회(RIAC), 카네기모스크바센터가 공동 주최하는 ‘유라시아의 부상과 한-러 협력의 미래’ 국제학술회의가 6일(현지 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의 모스크바 알렉산드르 하우스에서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한국과 러시아 전문가 70여 명은 유라시아 국가 간의 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쏟아냈다.
이재영 KIEP 실장은 개회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은 유라시아를 하나의 대륙으로 만드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제시했고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아태지역 국가 간의 협력을 강화하는 ‘신(新)동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양국이 공동 목표를 지향하고 있으니 유라시아 시대의 중추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양국 전문가들은 “유라시아 협력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는 만큼 양국 정부가 강력하게 협력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이나 중국 등을 참여시키는 협력을 통해 유라시아 협력을 높은 단계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국제학술회의에서는 미국과 일본 등이 이끄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의 최종 타결이 큰 화제가 됐다.
러시아 측 인사들은 미국이 주축이 된 TPP의 부상에 강한 우려를 나타내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한-러 중심의 유라시아 경제협력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진단했다. 블라디미르 페트롭스키 러시아과학원 극동연구원 러-중 관계 및 예측센터 선임연구위원은 “TPP가 타결되며 새로운 경쟁구도가 생길 것으로 우려되니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을 어떻게 조화시킬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탈리야 스타프란 모스크바국제관계대 부교수는 “러시아가 앞으로 TPP 가입을 검토할 때 비교적 최근에 활발하게 자유무역협정(FTA)을 다각도로 체결한 한국의 경험을 공유하는 게 중요하다”며 “TPP 최종 타결이 양국 협력에는 긍정적인 자극이 된 셈”이라고 말했다.
양국 경제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한-EAEU FTA가 대안으로 제시되기도 했다. 이 실장은 “유라시아 협력을 일회성이 아니라 상시적으로 추진하려면 한국과 EAEU가 FTA를 추진해 유라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정치적 경제적 협력과 함께 유라시아 국가 간 문화적 유대감을 강화하는 노력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이남주 성공회대 교수는 “한국 러시아 중국 몽골 일본 등 유라시아 국가 청년들을 태운 ‘유라시아 친선보트’를 동해에 띄워 미래 세대들이 꿈을 키우게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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