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부동산대책’ 발표 이후 고강도 규제를 받는 투기과열지구의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배후수요가 탄탄한 지역의 아파트 단지 내 상가가 수익형 부동산의 대안으로 몸값을 높이며 주목받고 있는 것. 저금리로 시중 유동자금은 여전히 풍부하지만 투기과열지구의 아파트는 대출, 청약, 재건축 등과 관련해 전방위로 규제를 받아 투자하기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시, 세종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인 데 이어 6일부터 경기 성남시 분당구와 대구 수성구 등 2곳이 추가로 지정됐다.
○ 규제 피한 풍선효과
지난달 25일 공개입찰을 진행한 서울 마포구 공덕동의 ‘공덕 SK리더스뷰’ 단지 내 상가(점포 수·47개)는 사흘 만에 평균 10 대 1의 경쟁률로 ‘완판’됐다. 이 단지는 서울지하철 5, 6호선과 경의중앙선, 공항철도 등 4개 노선이 지나가는 초역세권으로 주목받았다. 지난달 중순 분양한 아파트(472채) 역시 평균 34 대 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 청약을 끝냈다.
지난달 8∼10일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온라인 공매시스템 ‘온비드’에서 입찰을 진행한 서울 송파구 장지동 위례신도시 10블록 단지 내 상가(14개)는 낙찰가율이 196.1%까지 치솟았다. 공급예정가격의 2배에 가까운 가격이다. 인근 아파트 단지의 탄탄한 배후수요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투기과열지구는 최근 집값 상승률이 높았던 이른바 ‘검증된’ 지역이다. 8·2대책에 다른 풍선효과를 기대하는 심리도 작용했다. 앞서 6·19대책 발표 이후에도 규제에서 빠진 오피스텔이나 상가의 거래량이 늘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월 전국 상업·업무용 부동산 거래건수는 3만6418건으로 올해 들어 가장 많았다. 6월(3만3675건)보다 8.6% 늘어난 수치다. 이번에도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으로 유동자금이 쏠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 “유동인구와 동선 따져봐야”
현재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하고 있거나 곧 분양할 예정인 상가는 4곳이다.
서울에선 ‘신한 헤센 스마트 상업시설’과 ‘북한산 더 샵’ 단지 내 상가가 분양을 하고 있다. 은평구 은평뉴타운 5블록의 ‘신한 헤센 스마트 상업시설’은 지하 2층∼지상 2층에 점포 34개 규모다. 서울지하철 3호선 구파발역 근처 대로변이어서 유동인구가 많다. 서대문구 홍제동 ‘북한산 더 샵’ 단지 내 상가는 지상 1, 2층의 39개가 분양 대상이다. 지하철 3호선 홍제역과 가깝고, 인근 아파트가 4000여 채에 이른다.
강동구 명일동 ‘고덕역 더퍼스트’ 단지 내 상가도 10월 선보인다. 지상 1∼4층에 점포 40개 안팎으로 꾸며진다. 지하철 5호선 고덕역 바로 앞이다. 2023년엔 지하철 9호선 환승역으로도 이용될 예정이다. 고덕역에서 아파트 단지로 연결되는 상업지역의 길목이라 유동인구가 풍부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세종시 소담동 3-3생활권 H3·H4블록에서 ‘힐스테이트 세종 리버파크’ 단지 내 상업시설도 눈여겨볼 만한 곳이다. 지상 1, 2층에 256개 규모. 아파트(672채)와 오피스텔(64실) 입주민 덕분에 안정적인 수요가 예상된다. 인근에 세종지방법원 및 검찰청도 들어설 예정.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단지 내 상가는 기본적인 배후수요를 안고 들어가는 장점이 있지만 최근에는 단지 출입로가 여러 곳으로 분산되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입주민과 유동인구의 실제 동선을 잘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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