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연립 매물 늘어… 주택 ‘중간가격’ 3년만에 하락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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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대책 인기덜한 주택 먼저 영향
9월 아파트 중간값은 올라

지난달 전국 주택가격의 중간 값이 3년여 만에 처음 하락세로 돌아섰다. 8·2부동산대책 이후 아파트보다 상대적으로 수요층이 얇은 단독·연립주택 등을 중심으로 매매가가 하락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8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의 중위가격은 2억9458만 원으로 전달(2억9654만 원)보다 0.6% 떨어졌다. 주택 중위가격이 전달 대비 떨어진 것은 2014년 5월(2억4207만 원) 이후 3년 4개월 만이다. 중위 가격은 전국의 모든 주택 유형의 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해당하는 값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주택의 평균 가격보다 낮은 경우가 많다.

주택 유형별로는 아파트보다 단독·연립주택 등의 매매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전국 단독주택과 연립주택의 매매시세 중간 값은 각각 3억332만 원과 1억6016만 원으로 1개월 새 0.5%, 1.0%씩 떨어졌다. 반면 아파트 중간 값은 3억1535만 원에서 3억1645만 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주택 중위가격은 5억4554만 원으로 전달 대비 0.3% 올랐다. 반면 경남(―0.6%) 충남(―0.4%) 충북(―0.4%) 등은 하락했다.

8·2대책 이후 주택시장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상품이 직격탄을 맞은 셈이다. 월세를 얻을 목적으로 수도권 외곽에 집을 사 두었던 다주택자들이 내년 4월로 예정된 양도소득세 중과를 앞두고 비교적 저가인 주택들을 먼저 매물로 내놓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 등 투기지역의 양도세가 지난달 3일부터 이미 10%포인트 가산된 만큼 교외 주택부터 급매로 처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수요층이 상대적으로 두꺼운 서울 등의 고가 주택시장에서는 매매가가 오르고 있다. 중위 가격이 아닌 전국 주택의 평균 매매가도 같은 기간 오히려 0.3% 상승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전문위원은 “내년까지 전국적으로는 집값 상승세 둔화가 계속되겠지만 서울 재개발·재건축 등 투자 수요뿐만 아니라 실수요층이 두꺼운 상품이나 지역에서는 가격 오름세가 지속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주택가격 오름세가 주춤해지면서 ‘깡통전세’ 등에 대비한 보증금 보증상품 등에 가입한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 1∼8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에 가입한 보증금 규모는 5조6278억 원으로 8개월 만에 지난해 총액(5조1716억 원)을 넘어섰다.

천호성 기자 thousan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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