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GM, 정부에 “노조 고통분담 설득해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2월 26일 03시 00분


정부, 협상 불개입 원칙속 딜레마
노사대치 계속땐 해법 꼬일수도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한국 정부에 한국GM 근로자들이 인건비 절감 등 고통 분담에 동참하도록 노조를 설득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GM이 노조와의 협상 과정에 한국 정부를 끌어들여 한국GM 사태에 대한 한국 내부의 갈등을 확산시킴으로써 자신들의 책임을 최소화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25일 KDB산업은행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배리 엥글 GM 해외사업부문 사장은 21, 22일 이동걸 산은 회장, 이인호 산업부 차관 등과 각각 가진 면담에서 한국GM의 생존을 위해서는 인건비 절감이 필수적이라며 노조를 설득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엥글 사장은 이 자리에서 한국 측이 제시한 자금 지원을 위한 3대 전제조건에 사실상 합의했다. 이 3가지 조건에는 노조가 인건비 절감, 인력 구조조정 등 고통 분담에 동참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GM은 다음 달 초 신차 배정을 결정하기에 앞서 이달 말까지 한국GM 노조와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을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지만 노조 측의 거부로 협상이 멈춰 선 상태다. GM은 지난주 임금 동결 및 성과급 지급 보류, 복리후생비 삭감 등의 내용을 담은 올해 임단협안을 공개했다.

정부와 산은은 일단 “GM 노사 협상은 당사자들이 풀어야 할 사안”이라며 난색을 표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GM이 고용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고 정부에 노조 설득의 공을 떠넘기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가 고통 분담을 계속 거부한다면 한국GM 문제가 더욱 꼬일 수밖에 없어 정부의 개입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건혁 gun@donga.com·강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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