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작년 9000억 적자… 4년동안 누적손실 3조 육박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일 03시 00분


全직원 대상 희망퇴직 접수 2일 마감
신청 저조땐 강제 구조조정 돌입 우려

지난달 13일 군산공장을 폐쇄한 한국GM이 부평, 창원, 군산 공장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희망퇴직 접수를 2일 마감한다. 퇴직 희망자가 사측이 기대하는 규모에 미치지 못할 경우 한국GM 직원 1만6000여 명에 대한 강제 구조조정이 시작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번 희망퇴직은 군산공장뿐 아니라 사실상 한국GM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한다. 이미 노동조합원뿐 아니라 임원, 팀장급 이상 간부직원 등에게도 구조조정 방침이 통보된 상태다. 본사 출신 임원을 절반으로 줄이고 부사장 전무급 35%, 상무 팀장급 20% 감축이 목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해당하는 팀장급 이상은 약 500명이다. 일반직원 감축 목표는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GM에 따르면 폐쇄된 군산공장에선 1일까지 희망퇴직 신청자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자동차업체 관계자는 “공장 가동 재개에 대한 미련과 희망퇴직을 신청하면 나중에 다시 회사 사정이 좋아졌을 때 복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겹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부평, 창원 공장은 신청자가 많은 편으로 알려졌다. 한국GM은 이번에 신청해 희망퇴직을 하는 정규직에게는 2, 3년 치 연봉을 위로금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GM이 한국 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면서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지난해 실적추정치에 따르면 한국GM은 지난해 전년 대비 약 30% 늘어난 9000억 원의 순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나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 순손실을 기록한 2015년(당기순손실 9868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한국GM은 2014년부터 적자 전환된 이래 지난해까지 누적 손실 규모가 총 2조90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영업손실 추정치도 8000억 원으로 유례없는 수준이다. 매출 추정치는 10조7000억 원으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9조5325억 원 이후 최악이다. 정부는 2013년 쉐보레 브랜드 유럽 철수 등 GM 미국 본사의 글로벌 전략 수정 이후 수출이 줄어든 것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높은 매출원가율(매출에서 원가가 차지하는 비중)도 한국GM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2016년 한국GM의 매출원가율은 93.1%로 현대·기아자동차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았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GM 본사가 한국GM의 차입금에 높은 이자(4.8∼5.3%)를 요구하고 연구개발비, 불명확한 업무지원비 등을 부담시킨 탓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GM은 이날 주력 판매차종의 보증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연장하고, 현금 할인 등을 실시하는 할인 정책을 내놨다. 국내 판매량을 반등시켜 회생의 계기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이은택 nabi@donga.com·황태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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