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금호타이어 운명의 한주, 노조의 선택은?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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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말 합의 시한 째깍째깍

지난달 공장 폐쇄가 결정된 한국GM 군산공장 모습. 정문은 굳게 닫혀 있고 오가는 차량과 사람이 적어 한산한 모습이다. 군산=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한국GM 운명을 가를 한 주가 시작됐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GM 노사에 비용 절감 방안에 합의해줄 것을 요청한 시한이 3월이기 때문이다. 금호타이어도 해외 매각에 대한 노사 합의를 이달 내로 제출해야 한다. 결국 두 회사 모두 노조 선택에 운명이 달려 있다.

25일 한국GM에 따르면 노사는 27일 7차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을 벌일 예정이다. 합의 시한을 앞두고 있는 만큼 막판 집중 교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노사는 20, 21일 임단협 5, 6차 교섭을 실시한 바 있다. 노조가 사측의 기본급 동결과 성과급 지급 불가 방안을 조건부로 수용하면서도 복리후생비 축소는 거부한 이후 가진 교섭이었다.

이 자리에서 사측은 노조에 당초 제시했던 복리후생비 절감 방안 중 △학자금 지급 자녀 수 제한(최대 2자녀) △중식 유상 제공 등을 제외했다. ‘이제 밥도 안 주느냐’며 노조원들이 민감하게 반응한 부분 등에서 한발 물러선 것이다. 하지만 노조가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실제 사측이 양보한 내용은 비용 면에서 크지 않다. 한국GM은 연간 3000억 원가량 나가는 비급여성 복리후생비용 중 1000억 원 이상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워 뒀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액수가 큰 복지제도를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사측은 자녀 학자금 지원을 3년간 중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근속연차 미사용분에 대한 수당을 통상임금의 150%에서 100%로 줄이고 매년 12일씩 발생하는 고정연차 미사용분을 최대 10일치씩 현금으로 돌려받는 제도도 폐지하겠단 계획이다. 회사 계획대로라면 직원들은 종전보다 한 달 치 월급을 넘는 액수를 받지 못하게 된다.

한국GM 관계자는 “3월 안에 노사 잠정합의라도 나와 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촉박한 일정상 노조원 투표까지는 아니더라도 일단 합의안을 도출하면 GM 본사는 한국GM을 정상화하기 위한 본격적인 조치를 실시할 수 있다. 노사 합의안이 나오면 GM 본사는 한국GM에 신차 2종 생산을 결정할 계획이다. 노사 교섭 결과는 GM 본사가 한국GM에 빌려준 차입금 만기 연장 여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GM 본사는 3월 말까지 차입금 7220억 원에 대한 회수를 보류해 놓은 상태다. 4월 초에는 9880억 원에 대한 차입금 만기도 돌아와 본사는 만기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금호타이어는 채권단이 해외 매각 등을 포함한 자구 계획에 대해 합의하라고 정한 시한이 이달 30일이다. 합의가 불발되면 채권단은 채권 만기 연장을 중단한다. 올해 임금을 전혀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유동성이 부족한 금호타이어로서는 법정관리가 불가피해진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해외 매각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다. 그러면서도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측에 매각 시 10년간 고용을 보장해 달라고 요구하면서 막판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24일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열린 ‘금호타이어 해외매각 철회 1차 범시도민 대회’에서는 정송강 금호타이어 노조 곡성지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관심을 갖고 있는 건실한 국내 기업이 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산은은 “국내 어떤 기업과도 국내 투자 유치를 위해 접촉한 적이 없다”고 전했다. 금호타이어 내부에서도 채권 만기 연장 시한을 연장하거나 해외 매각 찬반 투표를 실시했을 때 반대표를 이끌어내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시선이 적지 않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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