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노동조합이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노동쟁의를 신청했다. 중노위가 조정 중단을 결정하고 조합원 과반수가 찬성하면 합법적인 파업 요건을 갖추게 된다. 파업권을 얻어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협상력을 높이려는 노조의 전략이라는 분석이다.
3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GM 지부 등에 따르면 한국GM노조는 2일 오후 중노위에 노동쟁의를 신청했다. 노조는 사측이 7차례에 걸친 임단협 교섭에 진정성 있게 임하지 않았고, 노조의 임단협 요구에 성실하게 답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쟁의 신청을 받은 중노위는 약 열흘 정도 노사 양측을 불러 조사를 한다. 중노위는 충분한 노사 교섭이 있었는지, 임단협 체결 등을 정당한 이유 없이 거부하거나 지연 시키는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살핀다. 중노위가 만약 노사 교섭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하면 조정 중단 결정을 내린다. 더 이상의 노사 교섭을 의미가 없다는 뜻으로 노조에게 파업권의 정당성을 부여해주는 절차적 요건이 된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한국GM 노조가 노동쟁의 신청 후 파업권을 얻어 사측을 압박하고 추후 교섭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노조는 지난달 30일을 끝으로 더 이상 임단협 교섭에 나서지 않고 있다. 3일에도 기대했던 제 8차 임단협 교섭은 열리지 않았다. 노조는 조만간 조합원을 상대로 파업 여부에 대한 찬반 투표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는 임단협 교섭이 진행 중이던 지난해 6월 말에도 노동쟁의를 신청한 적이 있다. 약 일주일 뒤인 7월 6, 7일 이틀에 걸쳐 쟁의 찬반투표를 열었다. 조합원의 약 68%가 파업 찬성에 표를 던졌다. 당시 중노위는 처음엔 교섭을 더 해보라고 조정 연장 결정을 내렸지만 교섭이 타협점을 찾지 못하자 7월 14일 조정 중단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이후 부분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가 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사이 한국GM 협력사들은 한국GM사태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인천과 창원 부산 등 전국에서 온 한국GM 협력업체 직원 5000여 명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궐기 대회를 열었다. 한국GM 부품협력업체 비상대책위원회 문승 대표는 “노조와 정부는 ‘한국GM이 설마 나가겠냐’며 한국GM을 국영기업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기업은 이익이 나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는다. 한국GM이 도산하면 협력업체는 줄 도산한다”며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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