使 “군산직원 단계 전환배치” 勞 “일괄전환”… 자구안 시한 하루 앞두고 출구 안보이는 GM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4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회사측 수정제안 노조 거부

한국GM이 폐쇄를 앞둔 군산공장의 근로자를 다른 공장으로 단계적으로 배치하겠다는 수정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하지만 노조는 일괄 전환 배치를 주장하며 사측 제안을 거부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정한 노사 자구안 합의 시한을 이틀 남기고 한국GM 노사 교섭은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한국GM은 18일 열린 제9차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교섭에서 군산공장에 남아 있는 약 680명의 근로자를 창원·부평공장 필요인원에 따라 단계적으로 전환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사측은 모든 인원을 전환 배치할 수 없으니 희망퇴직을 추가로 한 차례 진행하고, 당장 전환 배치되지 않은 근로자는 최소 5년간 무급휴직을 해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군산공장 근로자 처리 문제는 이번 임·단협의 핵심 안건이다. 노조는 그간 “군산공장의 모든 근로자를 전환 배치해 총고용을 보장하라”고 주장해왔다. 사측은 노조 주장을 거부하다가 이날 수정안을 제시했다. 군산공장 문제에서 합의를 도출하면 복리후생비 등 다른 쟁점에서도 타협점을 찾을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노조는 군산공장 근로자를 한꺼번에 전환 배치해야 한다며 사측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노사는 19일에도 교섭을 이어가기로 했다.

한국GM은 20일까지 노사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예정대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이 법정관리 신청에 대한 거부권을 갖고 있어 GM 측이 법정관리를 강행해 청산으로 이어진다면 산은이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금융계에서는 한국GM이 법정관리를 일종의 협상카드로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일단 법정관리를 신청한 뒤 법원이 법정관리 개시 또는 청산 결정을 내리기 전에 임·단협을 끝내고 법정관리 신청을 철회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파국을 면하기 위해 20일 정부와 산은이 직접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12일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은행장들과의 간담회에서 “노사 합의가 안 된다면 (정부와 GM이 진행하는) 앞으로의 협상도 무의미해질 소지가 크다”고 밝혔다. 노조의 고통 분담 없이는 정부 지원도 없다는 의미다. 앞서 금호타이어 협상 시한 때는 최종구 위원장이 직접 노조와의 협상 테이블에 앉았고, STX조선해양의 경우 성주영 산은 부행장이 노조를 만났다.

현재까지 정부와 산은은 “한국GM 노사가 풀어야 할 문제”라며 선을 긋고 있다. 산은이 주채권은행이었던 금호타이어 등과 지분 17.02%만 가진 한국GM의 사례는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강유현 yhkang@donga.com·변종국 기자
#한국gm#노사#노조#법정관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