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조기정상화 가능하지만 ‘혈세 지원’ 논란 증폭될 수도
GM ‘10년간 한국 투자’에 긍정적… 産銀의 거부권 요구도 수용할듯
정부지원 확답요청… 협상 급물살
암만 사장 26일 방한해 최종안 협의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한국GM에 투입하는 신규 자금(일명 ‘뉴 머니’) 규모를 당초 예상한 3조 원(약 28억 달러)보다 많은 4조 원 안팎으로 높이자고 2대 주주인 KDB산업은행에 제안했다. 산은의 부담금이 대폭 늘면서 혈세 지원 논란이 증폭될 수 있는 반면 대규모 투자로 한국GM이 조기에 정상 궤도로 올라설 가능성도 높아진다.
아울러 GM은 산은이 주요 의사결정 사항에 대해 반대하는 거부권을 인정하고 ‘10년 이상 한국을 떠나지 않겠다’는 내용을 장기 투자계획서에 담으라는 정부 측 제안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정부와 산은, GM 간 논의가 급물살을 타면서 협상이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5일 산은과 정부 부처에 따르면 GM은 최근 한국GM 경영 정상화를 위한 신규 자금 규모를 약 4조 원으로 늘리자고 제안했다. GM은 정부와 산은에 시설 투자 등으로 향후 10년간 28억 달러(약 3조 원)를 신규 투자하되 산은이 지분(17.02%)만큼 참여해줄 것을 요청해 왔다. GM은 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자금과 추가 희망퇴직비 등이 예상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고 투자 규모 확대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규 자금 투입 규모가 늘어나면 산은의 부담금은 약 5000억 원에서 7000억 원으로 증가한다. 정부와 산은은 실제로 얼마를 투자할지 말을 아끼면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태도다. 정부 관계자는 “투자 금액 증가는 한국GM 정상화 의지가 진심임을 보여주는 것인 만큼 반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또 GM은 최소 10년은 한국 시장에 머물러야 한다는 정부의 요구도 받아들일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주주총회에서 한국GM의 철수나 인수합병(M&A) 등 특별 안건을 저지할 수 있는 거부권을 부여해 달라는 산은 측 요구도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GM이 지원금만 받고 한국을 빠져나가는 ‘먹튀’를 방지하려는 안전장치다.
관건은 지분이다. 산은과 GM은 주주 간 계약을 통해 거부권 행사를 위한 최소 지분을 15%로 정했다. GM이 본사 차입금 27억 달러(약 2조9000억 원)를 차등감자 없이 출자전환하고 GM(3조3000억 원)과 산은(7000억 원)이 4조 원을 신규 투자한다고 가정할 때 산은의 지분은 현재보다 낮아진 10.31%에 머무르게 된다. 정부와 산은은 현 지분을 유지하기 위해 GM 측에 대주주의 지분을 더 많이 줄이는 차등감자를 요구해왔으나 GM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거부권 행사를 위한 최소 지분 기준을 낮추거나 산은에 지분과 관계없이 거부권을 보장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이미 GM 측이 외국인투자지역 지정을 위한 투자계획을 제출했고 추가 증액 의사도 밝힌 만큼 산은에 거부권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GM은 26일(현지 시간)까지 정부와 산은의 지원 여부를 확답해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국GM 희망퇴직자에게 줄 퇴직금으로 약 6000억 원이 필요한데, GM 본사는 한국 정부나 산은의 지원 여부를 확인해야 이를 지원해주겠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한편 GM 본사 2인자인 댄 암만 총괄사장이 26일 방한해 산은 및 정부 관계자를 잇달아 만날 예정이다. 산은과 한국GM이 금융 지원 관련 업무협약을 앞둔 상황에서 암만 사장이 최종안을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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