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군산공장 31일 폐쇄
첫 가동 22년만에 역사 속으로… 희망퇴직 1200명 공식 퇴사 처리
“근로자 재취업 교육 부실” 목소리
한국GM 군산공장이 31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공장은 문을 닫지만 남은 숙제는 적지 않다.
30일 한국GM에 따르면 군산공장 폐쇄에 따라 희망퇴직을 신청한 직원 약 1200명도 공식 퇴사 처리된다. 한국GM 군산공장은 1996년 첫 가동을 시작해 연간 1만2000명 인력을 고용해 지역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해왔다. 현재 군산공장 내부는 컴컴한 상태로 간신히 시설만 유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다만 폐쇄 이후 공장에는 관계자 38명이 남아 공장 시설 유지 보수와 부품 발송 업무를 한다.
공장을 어떻게 처리할지 뚜렷한 방안이 논의되고 있진 않다. 한국GM과 정부는 공장 인수 후보자들을 찾아보겠다고 했지만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은 없는 상황이다. 공장은 멈췄지만 근로자들은 남아있다. 희망퇴직과 근로계약이 만료된 직원 1200여 명이 빠져나간 후 612명의 근로자는 남겠다고 밝혔다. 한국GM은 최근 남은 인력 중 200명을 부평, 창원 등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하기로 했다. 한 노조 관계자는 “전환 배치가 되면 좋긴 한데 군산에 꾸려 놓은 생활 터전을 전부 바꿔야 해서 마냥 좋은 것만도 아니다”고 말했다.
나머지 400여 명은 우선 3년간 무급휴직을 적용한 뒤 순차적으로 전환 배치할 예정이다. 정년퇴직에 따른 결원이 발생하기를 기다리거나 한국GM 경영 회복에 따라 인력 수요가 늘어나기를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정부와 노사는 무급휴직에 들어가는 인원에 대해 생계보조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휴직 후 최초 6개월은 정부가 월 180만 원을 지원하고 이후 2년 6개월 동안은 노사가 비용을 절반씩 부담해 225만 원을 지원한다.
노사와 정부는 퇴직 및 휴직 근로자들에 대한 재취업 교육을 진행할 예정이지만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 산업에 종사하던 근로자들의 전문성과는 거리가 먼 굴착기 교육 등이기 때문이다. 재취업 교육 관련 관계자는 “전문성을 살려서 자동차 산업에 재취업할 수 있는 활로가 없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노사 이슈도 산적해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창원공장 하청업체 근로자 700여 명에 대한 직접고용을 명령했다. 2월엔 부평, 군산공장 하청 근로자들의 정규직 지위 확인 소송 1심에서 패소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최종 패소가 결정될 경우 한국GM이 추가 부담해야 하는 인건비가 약 1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한국GM은 잇따라 신차를 공개하며 재기를 노리고 있다. 한국GM은 내달 부산모터쇼에서 신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이쿼녹스’를 출시하며 판매 회복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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