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통제 불능… 재앙 임박”

라이베리아, 국제지원 확대 호소… 한국 외교부, 기니 방문금지 경보

아프리카 지역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창궐하고 있는 가운데 외교부가 지난달 31일 기니 전역에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했다. 이 경보 발령에 따라 한국인은 기니를 방문하지 말아야 하며 현재 기니에 머무르고 있는 국민은 즉시 안전한 국가로 대피해야 한다고 외교부는 권고했다. 또 1일 특별여행경보 대상에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가 포함했다. 이로써 에볼라 바이러스에 따른 여행 금지국은 3곳으로 늘어났다. 외교부는 나이지리아 등 인접 아프리카 국가도 사태 악화에 따라 여행경보 대상에 추가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에볼라 바이러스로 지난달 27일까지 729명이 숨졌고 1323명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지난달 31일 발표했다. 사망자와 감염자 모두 1976년 발병이 확인된 이후 사상 최대치다. 사망자 대부분은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 기니에서 발생했다.

엘런 존슨설리프 라이베리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상황이 매우, 매우 심각하다. 재앙에 가까워지고 있다. 전문가들의 도움이 절실하게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톨베르트 니엔스와 라이베리아 보건부 차관보는 “정부 통제 수준을 넘어선 인도주의적 위기”라며 “에볼라를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면 전 세계적 유행병이 될 것”이라고 CBS 방송에 밝혔다.

한편 지난달 30일 아프리카 방문 후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의심 증세를 보인 환자가 홍콩에서 발생하는 등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궁금한 점을 Q&A 형식으로 풀어본다.

Q. 에볼라 바이러스의 국내 유입 가능성은….

A. 대륙 간 전파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치사율이 90%에 이른다. 신종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달리 걸리자마자 수일 내에 죽기 때문에 감염자들이 병을 옮기는 경우가 적다. WHO도 인접 국가가 아닌 바다 건너 국가에서는 바이러스 감염률이 낮다고 본다. 특히 에볼라 바이러스는 혈액이나 타액 등 접촉에 의해 감염되기 때문에 감염자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 있거나 같은 공간에 있어도 옮지는 않는다. 사람 간 공기 감염은 아직 보고된 바가 없다.

Q.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증상과 전파 속도는….

A. 초반 증상은 심한 감기몸살 증상과 비슷하다. 고열을 동반한 구토, 설사, 두통, 근육통 등의 증세를 보인다. 특히 호흡기, 위, 장에서 심한 출혈이 나타날 수 있다. 2∼21일의 잠복기를 거쳐 증상이 발생한 뒤 8, 9일째 사망한다. 환자의 토사물이나 대소변, 피, 땀, 정액 등 분비물을 직접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 호흡기를 통한 감염질환보다는 전파 속도가 느린 편이다. 잠복기에는 사람 간 전파가 나타나지 않는다.

Q. 예방 대책은….

A.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제는 아직 없다.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진 예방이 최우선이다. 기니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등 바이러스 발생 국가에 거주하는 사람, 불가피하게 관련 국가를 방문하는 사람은 감염된 사람 및 동물과의 접촉을 피하고 손을 자주 씻는 등 위생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는 올해 4월부터 에볼라 바이러스 대책반을 구성해 국외 및 국내 발생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유입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발생 국가 방문 이후 발열 및 출혈 등의 증상이 있을 때엔 입국 시 공항 검역관에게 곧바로 신고해야 한다.

최지연 lima@donga.com·조숭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