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치료 실험약물 ‘지맵’의 성분은? 담배와 쥐에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5일 14시 42분


'에볼라 치료 실험약물'

서아프리카에서 구호활동을 하다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 2명이 에볼라 치료 실험약물 '지맵(Zmapp)'을 투여 받고 상태가 호전 중인 것으로 4일(현지시간) 전해졌다.

NBC와 CNN 등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맵은 미국 제약회사 맵 바이오파수티칼이 개발한 에볼라 치료 실험 약물로, 담배와 쥐에서 추출한 항에볼라 항체를 혼합한 '항체 칵테일'이다. 'MB-003' 'ZMAb' 등 2가지 약물을 혼합해 제조됐다. 인간의 항체처럼 에볼라 바이러스에 약한 특정 세포에 달라붙어 인체를 보호하도록 만들어졌다.

MB-003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된 직후의 원숭이에게 투여할 경우 100% 치료됐으며, 감염 후 48시간 후에 투여해도 3분의 2 가량이 생존했다. ZMAb은 감염된 지 24시간 후 투입한 경우 100%, 48시간 후에는 50%의 생존율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서아프리카에 투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그레고리 하틀 대변인은 "(에볼라)창궐 중 의사들이 실험되지 않은 약물을 사용하기 시작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태의 위급성을 고려한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의사 켄트 브랜틀리 박사와 선교사 낸시 라이트볼 등 미국인 두 명에게 지맵을 투약했다.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약물을 인체에 직접 투여한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치료 방법이 한계에 봉착했을 때 임상시험 약물의 사용을 예외적으로 승인하는 미국 식품의약국 FDA의 '동정적 사용' 규정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CNN에 따르면, 감염 후 7¤9일간 고열과 구토 증세로 신음하던 브랜틀리 박사와 라이트볼은 지난달 31일 지맵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첫 투여 이후 브랜틀리 박사는 급속도로 호전되었고, 1일 오전 스스로 샤워를 할 만큼 기력을 회복했다. 이에 항공기를 타고 미국 애틀랜타에 도착해 격리 치료 병원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다. 라이트볼 역시 2차 투약 후 이동에 필요한 체력을 되찾아 후송 비행기에 올라 5일 병원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처럼 지맵이 에볼라 치료에 효과를 보이자, 맵바이오파마큐티컬이 현재 투자기관과 정부기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신속하게 이 신약을 대량 생산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샌디에고 타임즈는 전했다. 지맵의 연구개발에는 맵바이오제약을 비롯해 미 국방성 고등연구 계획국(DARPA)을 비롯해 미 국립보건원(NIH), 미 국방성방어위협억제국(DTRA)에서 자금을 지원했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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