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에서 구호활동을 하다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미국인 환자 2명이 에볼라 치료 실험약물 '지맵(Zmapp)'을 투여 받고 상태가 호전 중인 것으로 4일(현지시간) 전해졌다.
NBC와 CNN 등 미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지맵은 미국 제약회사 맵 바이오파수티칼이 개발한 에볼라 치료 실험 약물로, 담배와 쥐에서 추출한 항에볼라 항체를 혼합한 '항체 칵테일'이다. 'MB-003' 'ZMAb' 등 2가지 약물을 혼합해 제조됐다. 인간의 항체처럼 에볼라 바이러스에 약한 특정 세포에 달라붙어 인체를 보호하도록 만들어졌다.
MB-003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노출된 직후의 원숭이에게 투여할 경우 100% 치료됐으며, 감염 후 48시간 후에 투여해도 3분의 2 가량이 생존했다. ZMAb은 감염된 지 24시간 후 투입한 경우 100%, 48시간 후에는 50%의 생존율을 각각 기록했다.
다만,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서아프리카에 투입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그레고리 하틀 대변인은 "(에볼라)창궐 중 의사들이 실험되지 않은 약물을 사용하기 시작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태의 위급성을 고려한 미국 국립보건원(NIH)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라이베리아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의사 켄트 브랜틀리 박사와 선교사 낸시 라이트볼 등 미국인 두 명에게 지맵을 투약했다.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거치지 않은 약물을 인체에 직접 투여한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이다. 이는 치료 방법이 한계에 봉착했을 때 임상시험 약물의 사용을 예외적으로 승인하는 미국 식품의약국 FDA의 '동정적 사용' 규정에 따라 이뤄진 것이다.
CNN에 따르면, 감염 후 7¤9일간 고열과 구토 증세로 신음하던 브랜틀리 박사와 라이트볼은 지난달 31일 지맵 치료를 받기 시작했다. 첫 투여 이후 브랜틀리 박사는 급속도로 호전되었고, 1일 오전 스스로 샤워를 할 만큼 기력을 회복했다. 이에 항공기를 타고 미국 애틀랜타에 도착해 격리 치료 병원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다. 라이트볼 역시 2차 투약 후 이동에 필요한 체력을 되찾아 후송 비행기에 올라 5일 병원에 도착할 예정이다.
이처럼 지맵이 에볼라 치료에 효과를 보이자, 맵바이오파마큐티컬이 현재 투자기관과 정부기관 등과 파트너십을 맺고 신속하게 이 신약을 대량 생산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샌디에고 타임즈는 전했다. 지맵의 연구개발에는 맵바이오제약을 비롯해 미 국방성 고등연구 계획국(DARPA)을 비롯해 미 국립보건원(NIH), 미 국방성방어위협억제국(DTRA)에서 자금을 지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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