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바이러스가 감염 전파력이 낮음에도 불구하고 공포가 확산되는 주된 이유는 바로 높은 치사율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4일 현재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자는 1603명이고 그 가운데 887명이 사망해 치사율 55.3%를 기록했다. 에볼라 바이러스 치사율은 최대 90%까지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내 감염내과 전문가들은 에볼라 바이러스를 조기에 발견해 즉각적으로 치료받으면 목숨을 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걸리면 무조건 죽는 병’은 아니라는 말이다. 김우주 고려대 감염내과 교수,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 등 국내 감염내과 최고 전문가 3인으로부터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전망과 대비책 등을 들어봤다.
○ 치사율 지금보다 낮아질 것
전문가들은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증상이 나타날 때 즉각적인 치료가 병행되면 치사율을 낮출 수 있을 거라고 전망했다. 수액을 제때 충분히 공급하고 출혈을 방지하는 등 대응을 서두르면 환자를 살릴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
이 교수는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 증상과 진행 상황 등이 유사한 유행성출혈열의 경우 특별한 치료제는 없지만 투석이나 수혈 등으로 조기에 대처하면 치사율을 낮출 수 있다”며 “에볼라 바이러스도 증상에 따른 대응을 발 빠르게 하면 예방이 가능할 수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도 “혈소판이 떨어지면 혈소판을 주입하고, 빈혈 증상이 오면 혈압 상승제를 처방하는 등의 조치가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에볼라 바이러스가 유독 아프리카에서 확산되는 이유는 의료 지원이 부족하고 격리 시설이 부족하기 때문.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국립병원을 중심으로 감염 환자들을 돌보는 격리병상이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고 말한다.
사스나 신종인플루엔자 발생 이후 국내 방역 체계 및 환자 이송 체계 등이 보완됐다는 평이다. 이 교수는 “사스처럼 수개월 내 급속도로 퍼지는 감염병을 막을 수 있는 의료체계가 갖춰져 있다면, 호흡기 감염이 없는 에볼라 바이러스 정도는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당연히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 국내 감염환자 발생할 확률 거의 없어
전문가들은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 경로가 이미 파악된 상태인 만큼 감염을 크게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주장한다.
오명돈 교수는 “에볼라 바이러스는 40년 전부터 아프리카에서 20회 이상 발생했고 ‘국경 없는 의사회’ 의사들이 항상 발생 지역에서 의료봉사를 했음에도 감염 환자가 나온 적은 단 한 번도 없다”며 “공포에 떨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도 “국제사회가 에볼라 바이러스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된 만큼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에도 박차가 가해질 것”이라며 “아프리카 내에서 감염자가 더이상 확산되지 않게끔 각국 구호단체들의 의료 지원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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