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베리아 여행객 감염 확진, 격리 치료… 접촉 인물 추적 나서
美보건당국 “확산 통제 자신”
미국에서 치명적인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됐다는 진단을 받은 환자가 처음 나왔다고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지난달 30일 밝혔다. 에볼라가 창궐하는 서아프리카 5개국 이외의 국가에서 에볼라 감염 진단을 받은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익명의 이 남성 환자는 미 텍사스 주 댈러스 시의 텍사스건강장로병원에서 고열 등의 증세로 검사를 받은 결과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 환자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지난달 19일 비행기 편으로 라이베리아를 출발해 다음 날 미국에 도착했다.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활동하던 미국인 의사와 인도적 지원단체 직원이 현지에서 감염 사실이 확인돼 미국으로 송환된 적이 있지만 미국 내에서 감염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자신도 모르게 에볼라 바이러스를 미국으로 들여온 유사 환자가 더 있을 가능성이 확인된 셈이어서 미국에 에볼라 바이러스가 상륙했음이 사실상 처음으로 밝혀졌다. CDC는 7월 27일 이후 뉴욕 캘리포니아 뉴멕시코 플로리다 주 등에서 모두 12명이 에볼라 감염 유사 증세를 보여 검사를 받았지만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CDC는 이 환자가 미국 시민인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병원 측은 “라이베리아에 거주하는 사람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별도의 기자회견에서 밝혔다. 이 환자는 지난달 20일 미국에 입국했고 24일 감염 증세가 나타나 26일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으며 28일 입원했다. 방역 당국은 환자를 집중치료실에 격리해 치료하는 동시에 그가 지난주 에볼라 바이러스 감염 증세를 나타낸 이후 접촉한 모든 사람의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토머스 프리덴 CDC 국장은 “환자를 개인적으로 접촉한 사람은 3주 뒤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며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퍼지지 않게 에볼라 유입을 통제하고 봉쇄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그러나 이 환자는 지난달 20일 미국에 도착한 지 6일이 지나서야 처음으로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같은 비행기에 탔던 승객이나 그와 접촉한 가족 등이 바이러스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CDC는 환자와 같은 비행기를 탔던 승객들은 전염의 위험이 없다면서 공포감 확산 차단에 나섰다. 에볼라 바이러스는 증세가 나타난 뒤부터 전염되는데 비행기를 탈 당시 환자는 체온 검사를 받았고 이상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이유에서다. 바이러스는 환자의 체액이나 감염된 동물을 통해 전염되며 공기 전염은 없다고 CDC는 강조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라이베리아 기니 시에라리온 등 서아프리카에서 현재까지 6553명의 발병 사례가 보고됐으며 3083명이 목숨을 잃었다. 유엔 총회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한 국제 공동대응을 강조했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백악관에서 개최한 ‘글로벌 보건안보 구상(GHSA)’ 폐막식에서 “에볼라 확산 방지를 계기로 국제사회가 보건안보 이슈를 최우선 의제로 삼아 달라”고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다음 회의는 한국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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