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 “추가감염자 탑승 막았어야” 뒤늦게 동승객 132명 추적조사
“방역장비에 결함” 주장도 나와
전용병실도 부족… 의료 불신 커져
에볼라 공포가 확산되고 있는 미국에서 보건당국의 방역 시스템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과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15일 에볼라에 추가 감염된 텍사스건강장로병원의 흑인 여성 간호사 앰버 빈슨 씨(29)가 확진 판정 전 비행기를 탔다고 발표했다. CDC에 따르면 빈슨 씨는 10일 오하이오 주 클리블랜드 시로 가기 위해 텍사스 주 댈러스 시에서 비행기를 탔으며 13일 다시 비행기로 댈러스에 돌아왔다. 토머스 프리든 CDC 소장은 이날 회견에서 “빈슨 씨는 비행기를 타지 말았어야 했다. 13일 탔던 프런티어항공 1143편에 동승했던 132명을 추적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빈슨 씨가 13일 탑승 전 37.5도의 미열 증세가 있어 CDC 측에 비행기를 타도 되는지 문의했으나 에볼라 판단 기준인 38도에 미치지 않아 CDC가 막지 않았다고 보건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빈슨 씨의 탑승에는 우리 책임도 있다”고 털어놨다. 문제의 항공기는 13일 이후 15일 운항이 금지되기 전까지 다섯 차례 더 비행해 감염 조사 대상은 500명이 넘을 것이라는 주장까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병원의 에볼라 치료능력에 불신이 퍼지면서 ‘의료 대란’ 우려까지 감지된다. 특히 CDC가 각 병원에 에볼라 방역장비로 보급한 장갑, 고글, 안면보호대 등에 결함이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CNN의 의학전문기자인 산제이 굽타 에모리대 신경외과 교수는 이날 장비를 착용해 본 결과 목 부분에 미세한 틈새가 발견됐다며 “이런 장비라면 아무리 조심해도 에볼라에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에볼라 전문 치료병원은 조지아 주 에모리대병원, 네브래스카 주 메디컬센터, 메릴랜드 주 전염병의학연구소, 몬태나 주 세인트패트릭병원 등 4곳에 불과한 데다 총 18개의 전용병실도 실제로는 13명만 수용할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코네티컷과 뉴저지에서 열린 민주당 정치자금 모금 행사 참석을 취소하고 조 바이든 부통령 등을 불러 긴급 대책회의를 가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의에서 “에볼라 감염자가 발생한 곳에는 24시간 내로 ‘특공대(SWAT)’ 성격의 조직을 투입해 대책 마련을 돕겠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16일에도 로드아일랜드 주와 뉴욕 주를 방문하려던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에볼라 대책 논의에 몰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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