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카르타포스트는 구조당국인 국가수색구조청의 발표를 인용해 에어아시아 소속 QZ8501 여객기의 추락 상황을 이같이 묘사했다. 국가수색구조청이 밝힌 추락 추정 지점은 자바 해역의 벨리퉁 섬에서 약 145km 떨어진 남위 3도22분46초 동경 108도50분7초 해상이다. 현지 언론들은 해당 항공기가 벨리퉁 섬 남쪽 해상에서 선회하다 심한 난기류를 만나 바다에 추락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연락두절 직전 ‘비정상적 항로(unusual route)’로의 운항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조코 무리요아트모조 인도네시아 교통부 항공국장대행은 이날 자카르타 공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항공기가 약 3만2000피트(약 9750m) 상공에서 운항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구름을 피하겠다며 3만8000피트로 상승하겠으니 받아들여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 가디언 등 외신은 QZ8501기가 이 같은 교신을 하고 6분(AP통신은 4분) 뒤 레이더에서 사라졌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해당 항공기가 기상 악화에 따른 갑작스러운 악천후를 극복하지 못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에어아시아는 성명을 통해 “해당 항공기는 미리 제출된 항로를 따라 운항 중이었는데, 도중에 기상 사정 때문에 항로 변경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CNN도 “사고 지역은 인도네시아 제2의 도시 수라바야 일대로 사고 당시 거대한 천둥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지고 있었다”며 악천후를 사고 원인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악천후는 이미 예고된 상황이어서 기상 악화에도 불구하고 비행을 강행한 기장의 부주의가 사고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메리 샤이보 전 미국 교통부 감독관은 “기장은 보통 관제탑으로부터 최신 기상정보를 제공받고, 항공기 레이더를 통해서도 날씨정보를 알 수 있다”며 기장이 기상정보를 충분히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악천후 자체가 사고 원인은 아닐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사고 항공기 기장은 비행시간이 6100시간에 이르는 베테랑이고 항공기는 지난달 16일 예정된 정비를 마쳤지만 조종사의 조작 미숙이나 기체 결함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여객기가 출발한 수라바야는 동자바의 주도이자 인도네시아 제2도시로 인구는 약 300만 명이다. 한국 교민과 주재원도 1500여 명이 사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객기 실종 사실이 알려진 뒤 수라바야 주안다 국제공항과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탑승자 가족 수백 명이 몰려와 눈물바다를 이뤘다.
사고 직후 인도네시아 당국은 헬기 2대와 선박 6척을 추락 추정 지점으로 급파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도 수색작업에 동참했다.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부터 12시간이 지나 밤이 되도록 잔해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수색을 주로 항공기를 사용한 육안 확인에 의존하기 때문에 어둠이 깊어지면 수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인도네시아 당국은 28일 오후 5시 반(현지 시간) 기상 사정과 어둠 때문에 수색작업 중단을 선언하고 29일 오전 7시부터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3월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 MH370편과는 달리 이번의 경우 추락 사고가 유력한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어 조만간 잔해는 발견될 것으로 보인다. 자바 해역은 평균 수심이 40∼50m밖에 되지 않아 잔해를 찾기는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인다.
사고 여객기는 유럽 에어버스사에서 생산된 320-200 기종이다. 이 기종은 좌석이 좌우로 3개씩 있는 소형 여객기로 탑승 정원이 180명이며 최대 항속거리는 5700km이다. 이 때문에 에어버스 320 모델은 중·단거리 노선에 많이 투입되는데 세계적으로 4000여 대가 운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실종된 비행기는 2008년 9월 25일 첫 비행을 시작한, 도입한 지 6년밖에 안 된 비교적 새 여객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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