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1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 본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小頭症) 확산 사태에 대해 ‘국제 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다. WHO의 비상사태 선포는 2009년 신종플루(H1N1), 2014년 5월 소아마비, 2014년 8월 에볼라 바이러스 유행에 이어 네 번째다.
마거릿 챈 WHO 사무총장은 이날 외부 전문가 18명으로 구성된 긴급위원회 화상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긴급위원회는 최근 브라질 등에서 보고된 소두증과 그 밖의 신경장애 사례가 이례적인 일로 다른 지역의 공중보건에 위협이 된다고 권고했다”며 “국제적인 신속한 공동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상사태를 선포하지만 다른 국가로의 여행이나 무역을 제한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도 비상이 걸렸다. 보건복지부는 2일 “해외 발병지에서 감염된 환자가 국내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방역 태세를 갖춰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 긴급상황센터장은 브리핑에서 “모기가 활동을 시작하는 5월 이후 국내에서 첫 감염자가 나오고, 추가적인 전파가 이뤄질 경우 감염병 위기 경보 수준을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격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지카 바이러스 유행 지역을 2주 이내에 방문하고, 37.5도 이상의 발열 또는 발진과 함께 근육통 두통 결막염 등 증상을 동반한 경우 유전자 검사를 신속히 진행하기로 했다. 또한 남미 지역에서 들어오는 항공기의 경우 소독을 강화하고, 비행기 내외의 모기를 채집해 바이러스 유무를 체크하는 등 공항 방제를 철저히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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