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보건기구(WHO)가 지카 바이러스와 소두증(小頭症) 확산 사태에 대해 ‘국제 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한지 보름이 넘었지만 확산세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WHO가 바이러스 유행 판정을 내린 국가는 비상사태를 선포한 지난 1일 28개국에서 15일 현재 34개국으로 늘었다
이들 국가를 여행하다가 감염환자가 발생한 국가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15일 지카 바이러스 청정지역이었던 러시아에서 첫 지카 감염자가 보고 됐고 중국에서는 두 번째 환자가 발생했다. 러시아 보건당국인 소비자권리보호감독국은 이날 “최근 중미의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휴가를 다녀온 한 여성이 지카 바이러스 감염 판정을 받고 전염병 전문 병원 격리실에 입원해 있다”고 밝혔다. 이날 중국 질병예방통제센터도 지난 12일 베네수엘라 여행을 마치고 광저우(廣州) 바이윈(白雲) 국제공항의 검역 과정에서 발열 증상을 보인 한 입국자가 감염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카 바이러스 감염 환자 발생지역은 미주대륙 전역과 유럽대륙 전역, 아프리카와 호주, 동남아, 러시아와 중국으로 계속 확대되고 있다.
세계적 유행의 진원지인 중남미에선 특히 국제 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아 국가의료시스템이 붕괴한 베네수엘라가 브라질을 제치고 최다 감염환자 발생국이 될 수도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5일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정부의 공식발표로는 현재 감염자 숫자가 5000명 선이지만 민간의료단체는 그 숫자가 41만2000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호세 펠릭스 올레타 전 베네수엘라 보건장관은 전했다.
브라질에선 지난 주말 군 병력 22만 명을 동원해 대대적인 방역작업에 나섰지만 주요 감염지역이 북동부에서 인구가 밀집한 남부지역으로 서서히 이동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브라질 남부 상파울루 주에선 지금까지 15개 도시에서 850여 건의 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 됐고, 이 가운데 20명가량이 감염 확진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