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는 평년보다 덥고 비도 많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모기방역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카 바이러스를 옮길 수 있는 흰줄숲모기의 출현시기와 활동시기도 앞당겨질 것으로 보여 정부가 모기 방역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긴급점검을 실시한다.
기상청이 23일 발표한 ‘3개월(4~6월) 기상전망’에 따르면 모기가 깨어나는 4, 5월과 활동시기인 6월에 평년보다 비가 많이 오고 고온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4월은 남서쪽에서 다가오는 저기압의 영향을 받아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기가 일찍부터 기승을 부리는 남부지역은 평년보다 비가 더 많이 오겠다. 5월은 따뜻한 공기를 머금은 남서풍의 영향으로 고온현상도 나타나겠다.
올해 봄은 평년보다 더워서 모기가 벌써부터 깨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1월부터 3월 20일까지 평균기온은 1.9도로 평년보다 0.6도 높았고 강수량(23.5㎜)도 평년보다 21% 많았다. 이른 더위 때문에 빨간집모기 성충이 보건환경연구원 조사에서 3월 7일부터 채집되기 시작했다. 일본뇌염을 옮기는 작은빨간집모기는 다음달 초부터 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남부지역을 중심으로 비가 많이 내리고 날씨가 더워지면서 제주 등에 주로 서식하는 흰줄숲모기의 출현 시기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모기 역학조사를 담당하는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올 봄 날씨가 평년보다 따뜻해 유충상태로 겨울을 보내는 흰줄숲모기가 다음달부터 깨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흰줄숲모기는 5월에 깨어나기 시작해서 6월부터 활동이 많아지는데 이 시기가 각각 한달 정도 앞당겨진다는 전망이다.
모기발생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지면서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모기가 깨어나기 전에 유충제거가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국민안전처는 ‘모기방역 긴급합동점검’ 회의를 24일에 열기로 했다. 지역별 해충방제 책임이 있는 17개 시도 지자체와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해 행정자치부, 환경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관계부처 담당자들이 모여 모기방역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전국의 250여 개 보건소를 중심으로 모기유충 제거 작업에 돌입하도록 하고 모기방역 사각지대인 국립공원과 공항, 항구에도 모기 방역 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