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경제학상, 하트-홈스트룀 공동 수상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올리버 하트(Oliver Hart) 미국 하버드대 교수(68·사진)와 벵트 홈스트롬(Bengt Holmstrom)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교수(67·사진)가 공동수상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상위원회는 10일(현지시간)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로 발표하고 ＂하트 교수와 홈스트롬 교수는 다양한 문제들을 분석하기 위한 포괄적인 틀인 계약이론(contract theory)을 개발해 경제학 발전에 기여해 왔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계약이론의 창시자로 통하는 하트 교수는 1948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캠브리지킹스대에서 수학 학사를, 워릭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를 취득한 후 프린스턴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를 받았다. 이후 영국 런던정경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경제학과 교수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과 학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특히 2014년엔 연세대 상경대학 SK석좌교수를 겸임한 바 있다. 홈스트롬 교수는 1949년 핀란드 헬싱키에서 태어나 1978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미국 노스웨스턴대와 예일대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두 교수는 1995년 ＇기업 계약과 금융구조＇(Firms contracts and financial structure)를 공동집필했다.

하트 교수는 모든 경제관계가 계약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에 계약 과정이 투명하고 상호 합의가 될수록 사회 전체의 효용이 증가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와 관련해 대리인 문제와 도덕적 해이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하트 교수는 조직이 너무 비대하거나 구성원들이 본부로부터 감시당한다는 생각을 가질 경우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2014년 하트 교수와 공동으로 ＇계약과 조직이론＇ 강의를 진행한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하트 교수는 금융위기와 기업들의 여러 문제를 거버넌스(관리 체계) 문제로 파악하고 적절하게 계약을 맺고 조절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했다＂며 ＂의사결정의 배경논리에 대한 이론적 근거를 남긴 분＂이라고 설명했다.

홀스트롬 교수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을 기존과 다른 시각에서 제시해 눈길을 끈 바 있다. 많은 사람들이 금융위기의 원인을 월스트리트의 과도한 탐욕과 지나친 증권화(Securitization)에서 찾는 반면, 홀스트롬 교수는 정보 비대칭성(Asymmetric information)으로 인한 역선택(Adverse selection)이 주된 원인이라고 지적한다. 법인과 기업을 상대로 한 도매 금융(Wholesale funding)과 투자대상의 구조가 복잡해 손익이 투명하게 드러나지 않는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이 증가해 정보의 비대칭이 심화됐고 이로 인해 유동성이 감소해 금융위기가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세종=손영일 기자scud20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