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은 국민이라는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전문경영인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주주의 이익과 반대로 가는 경우가 많다. 어제 TV토론을 봐라.”(벵트 홀름스트룀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미국 대선 후보) 한 명은 제정신이고, 다른 한 명은 정신이상자다. 제정신인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올리버 하트 미국 하버드대 교수)
계약이론으로 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하트 교수(68)와 홀름스트룀 교수(67)는 10일(현지 시간) 오전 11시 매사추세츠 주 케임브리지 MIT와 하버드대에서 각각 수상 기념 기자회견을 가졌다. 같은 시간 다른 장소에서 이뤄진 회견이었지만 친한 친구이자 공동 연구자답게 미국 정치에 대한 우려를 비슷하게 표명했다.
홀름스트룀 교수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성추문 등을 놓고 ‘추잡한 진흙탕 싸움’을 벌인 9일 밤 대선 후보 2차 TV토론을 거론하면서 “그런 모습 때문에 주주인 국민들이 (전문경영인 역할을 하지 못하는) 정치인을 비판하고 정부의 구조조정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트 교수 역시 ‘클린턴이나 트럼프가 미국 경제를 경영할 최고의 자질을 갖췄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제정신인 후보가 당선되길 바란다”며 정치권에 일침을 가했다.
이들의 계약이론은 경제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등 다양한 공공 분야에서 문제를 분석하는 포괄적인 틀로 활용되고 있다. 홀름스트룀 교수는 ‘기업 전문경영인에 대한 바람직한 성과보수 체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해당 경영인의 성과뿐만 아니라 다른 (경쟁)기업의 성과도 같이 평가돼야 한다. 경영인이 직접 한 일뿐만 아니라 ‘했어야 하거나 할 수 있었는데 하지 않은 일’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전반적인 경기가 좋아 회사 주가가 올랐는데 그 이유만으로 경영진에 고액의 성과급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식의 계약이론은 정치 등 다른 모든 영역에도 활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대기업의 가족(오너) 경영에 대한 조언을 요구받자 “창업자나 기업 오너가 경영에 직접 참여하는 것은 책임경영 강화 측면에서 긍정적이지만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투명성이 더 많이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전문경영인을 오너와의 친분에 따라 선임하는 등의 불투명성을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트 교수는 미국 경제에 대해 “잘 돌아가고 있다. 우리가 원한 만큼은 아니지만 옳은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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