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여, 그건 바람만이 알지요―대표곡 ‘Blowin' in the Wind’ 가사
“미국음악에 새 시적 표현 창조”… 한림원, 대중음악가에 첫 수여
미국의 가수 겸 시인인 밥 딜런(75·본명 로버트 앨런 지머먼)이 2016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은 13일(현지 시간) “훌륭한 미국 음악의 전통 안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 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시인보다 가수로 더 유명한 인물이 노벨 문학상을 받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딜런은 1993년 수상한 소설가 토니 모리슨(85)에 이어 23년 만에 미국에 노벨 문학상을 안겼다.
한림원은 “딜런의 노래는 ‘귀를 위한 시’다. 그는 놀라운 방법으로 리듬을 만들었고 인내를 승화시켰으며 획기적인 사고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이어 “5000년 전 그리스의 시인 호메로스와 여류 시인 사포가 쓴 시적인 텍스트는 공연이 됐는데 이는 딜런과 같은 방법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딜런은 그래미상, 아카데미상, 퓰리처상에 이어 노벨상까지 거머쥔 최초의 인물이 됐다.
유대인 집안에서 태어난 딜런은 1970년대 대표적인 포크가수로 저항음악의 상징이었다. 1963년 앨범 ‘The Freewheelin' Bob Dylan’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Knockin' on Heaven's Door’ 등의 곡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쌓았다.
한때 노벨 문학상 후보로 거론됐던 인도 출신의 영국 소설가 살만 루슈디는 트위터에 “오르페우스(그리스 신화의 음유시인)부터 파이즈(파키스탄 가수)까지 음악과 시는 매우 가까이 연결됐다”며 “딜런은 음유시인 전통의 뛰어난 후계자”라고 썼다.
상금은 800만 크로나(약 10억4000만 원). 노벨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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